최근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도내 시설농가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기름값 부담에다 다른 농자재 가격도 함께 급등하고 있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26일 전북농협에 따르면 도내에서 비닐하우스 시설원예작물의 하우스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90%이상이 경유 등 유류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시설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절적으로 연료 사용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 기온이 떨어지는 야간에는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데다 대형 농기구에 사용하는 연료 값 부담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농민들은 고유가 '폭탄'을 맞아 면세유 가격도 동반 급등하자 연료가 적게 사용하는 작물로 전환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고 내년 월동기에는 어떤 작물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임실군에서 시설원예를 재배하고 있는 김모(59) 씨는 급등한 기름값에 "못 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해마다 9월∼다음해 5월말 사이에 경유를 이용해 하우스 온도를 높여주고 있는데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사용한 경유 값만 전년에 비해 50% 가량 폭등했다는 것. 더욱이 그동안 ℓ당 1천670원대의 경유를 48% 할인한 면세유로 공급받았으나 최근 경유 값이 2천원 선까지 폭등하면서 면세유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다시 20% 이상 인상된 기름값을 감당해야 할 지경이다.

이 때문에 김 씨는 전기와 연탄, 갈탄 등 경유를 대신할 저렴한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시설물 교체 비용도 만만찮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정읍시 신태인에서 트랙터로 경운작업을 하는 서모(45) 씨는 "최근 면세유 가격마저 크게 올라 농기계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자칫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김씨는 모내기 철이면 트랙터로 경운작업과 모내기를 대신 해주고 인건비 등을 받는데 예년의 경우 모내기 철에 경운작업을 하면 기름값이 하루 5만~6만원(ℓ당 600~700원 기준) 들었는데 올해 면세유 가격이 1천280원으로 오르면서 연료 값만 배 이상 들게 됐다.

이 때문에 모내기 등을 부탁하던 인근 농민들이 직접 모내기를 하거나 일손을 기다리며 모내기를 미루는 바람에 일감이 크게 줄었다.

농협관계자는 "대부분 농가들이 영세하고 작물이 다양한 가운데 시장예측도 힘들어 비용 절감형 영농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정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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