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불황에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되고 있다.

고물가, 저성장, 경상수지 적자라는 3대 악재의 늪에 빠져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경제를 보여주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연일 내리막길로 치달으며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7%에서 4.6%로 낮췄다.

하반기 성장률은 당초의 4.4%보다 훨씬 낮은 3.9%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연간 3.3%에서 4.8%로 크게 올렸다.

하반기 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과 환율 요인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해 5.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 4.1%, 삼성경제연구원 3.9%, 현대경제연구원 3.8%, LG경제연구원 4.7%, 금융연구원 3.6%가 전망한 예측치 보다는 높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평균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115달러로 당초 전망치인 81달러에 비해 34달러나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한 30억 달러보다 많은 연간 90억 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은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 등에 기인해 지난해와 동일한 3.2%로 예상했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9만 명, 하반기에는 18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천 조사국장은 “연간 성장률 4.6%는 걱정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성장률이 상반기에서 하반기에 다소 내려가면서 경기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물가는 목표 상한인 3.5%를 훨씬 넘는 고물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라고 설명했다.

◇무역수지 11년 만에 적자…경기선행지수 6개월째↓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올 상반기 무역수지가 57억1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 상반기 92억 달러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최근 6개월 동안 개선되던 무역수지도 지난달 수출이 374억3300만 달러, 수입이 377억1700만 달러로 2억8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원유의 도입금액은 상반기 수입액의 20%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9% 증가한 434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또한 상반기 평균 도입단가도 사상 최초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선행지수는 올해 1월 5.7%, 2월 4.3%, 3월 3.2%, 4월 2.8%, 5월 2.3%로 6개월째 하락하는 등 경기하강 국면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도소매업판매액 지수 등은 증가했으나 수입액, 건설기성 등이 부진해 지난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해 100.3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 높아 LG경제연구소도 올해 하반기에 경제성장률(GDP)은 4.0%에 그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0%까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보다 높은 5%대에 진입해 상저하고(上底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높은 상승률이 시차를 두고 하반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이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 섰고 1년 이상 지속되고 경기둔화 상황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하반기 평균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110~12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