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스페셜 다큐멘터리 ‘신의 길, 인간의 길’이 12,13일 3·4부를 방송, 시리즈 4편을 마무리했다.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기원을 현지 취재한 프로그램이다.

이들 세 종교는 ‘유일신 사상’이라는 같은 뿌리를 가졌다고 결론 내리며 서로간의 소통을 주문했다.

신의길인간의길은 그러나 “예수는 선지자이지만 하나님의 아들은 아니며 십자가에 못 박히지도 않았다”고 설명하는 등 기독교 교리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회가 나이트클럽이 된 영국 기독교의 현실을 조명하고, 자동차에 누워 예배를 보는 미국 교회들을 보여주면서 한국 기독교의 보수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사탄과 예수가 대립하는 한국 기독교의 선악 구분이 조로아스터교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방송 중단운동까지 벌었고, 시청자의 관심도 컸다. 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는 10.8%(TNS미디어코리아)라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2부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9.3%), 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9%)도 꾸준히 주목받았다. 마지막 4부 ‘신의 길, 인간의 길’편도 10.7%를 기록했다. 심야의 교양 다큐멘터리로서는 매우 높은 시청률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SBS사태 대책위원회를 결성, 조직적으로 방송저지에 나섰다. 12,13일 서울 목동 SBS 앞에서 신도 1만여명이 참가한 항의 기도회를 열었다. SBS를 성경에 나오는 ‘여리고성’에 비유, “SBS 무너져라”를 외치며 사옥 주변을 돌기도 했다.

SBS는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엄신형 목사의 반론을 2분여간 방송했다. 단, “SBS의 입장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엄 목사는 “앞으로 기독교를 폄훼하는 방송을 다시는 내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번 방송과 관련 항의는 여기서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기독교계는 4차례에 걸쳐 기독교를 폄훼하는 방송을 해놓고 고작 2분간 반론시간을 준 것은 무성의하다는 판단이다. 한편에서는 강경집회가 한국교회 이미지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기독교계는 SBS가 흔들어놓은 기독교 핵심교리들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신앙정립, 비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바로 알리기 신학연구위원회(위원장 이종윤 목사)를 구성하는 등 계몽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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