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의 이달 중 아스팔트 공급가 인상 계획이 아스콘 제조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됐다.

추가 인상의 불씨는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어 양 업계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전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콘의 주 원재료인 아스팔트 국내 최대 공급사인 SK에너지는 지난 11일 아스팔트 공급가격을 이달 중 30% 가량 인상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

SK에너지는 아스팔트 원료인 벙커C유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인상 사유가 발생했지만, 제조업계의 어려움을 감안, 이달 중 공급가격은 동결한다고 설명했다.

올 초 조달청을 상대로 납품 중단 등 강수 끝에 겨우 아스콘 가격을 19.8% 올린 제조업계로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안도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가 인상 계획을 철회하면서 내달 중 공급될 아스팔트 가격에 1kg당 추가 150원의 인상분 반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인상액이 반영될 경우 현재 도로공사 등에 소요되는 표층용 아스콘의 경우 1톤당 평균 9천원, 기층용은 6천750원의 추가 제조원가 인상이 발생한다.

이미 조달청과 연간 관급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업계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원가상승이다.

전북아스콘협회는 “조달청의 권유를 받아들여 5월말 원자재 인상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관급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최근 4개월 동안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13.3% 인상됐으나 아스팔트는 37.5%나 올랐다”고 밝혔다.

협회 김철민 부장은 “정유업계의 가격 동결로 가뜩이나 어려운 제조업체의 숨통이 잠시 트였다”며 “하지만 여전히 인상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태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유업계가 아스팔트 공급가격 인상을 강행할 경우 관급자재 납품을 중단하는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성준기자 ssj@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