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물가가 지난해 보다 크게 오른 가운데 유통업계가 특수를 기대하며 배송관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는 특히 추석명절이 예년보다 10여일 이르고 연휴기간도 짧아 배송도중 상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업계마다 고심하고 있다.

▲추석 차례상 비용 대폭 상승= 고유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지난해(12만99원)보다 12.8% 상승한 13만5천494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는 21일 추석을 앞두고 도내 주요 백화점과 할인매장, 재래시장의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부클럽에 따르면 특히 올 추석은 절기가 이른 탓에 햇과일의 수급량이 크게 부족, 무엇보다 과일 가격의 급등이 예상된다.

지난해 1개당 2천107원 했던 배(신고 700g)는 올해 2천639원으로 25.2% 올랐고, 밤(500g)은 지난해보다 37.3% 올라 3천440원에 거래됐다.

사과와 햇밤, 햇대추 등은 채 매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주요 제수용품 가운데 가격이 내린 품목은 시금치 1단 2천368원(-6.8%), 대파 1kg 1천930원(-18.7%), 참조기 1마리 1만360원(-3.7%), 쇠고기 국거리 100g 3천160원(-12.1%) 등이다.

이 밖에 품목은 모두 올라 북어포의 경우 지난해보다 25.8% 오른 2천385원에 거래됐고, 돼지고기 목심 100g은 29.5% 오른 1천574원에 판매됐다.

주부클럽 관계자는 “조사 결과 추석 기본 차례상 비용은 재래시장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보다 품목에 따라 최고 절반 이상 저렴했다”며 “다만 재래시장의 원산지 표시가 다른 곳보다 취약해 이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배송관리 비상=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는 주부들만큼이나 분주한 곳이 유통업계다.

올 추석은 특히 예년보다 연휴가 짧고, 절기가 일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마다 배송 과정 중 상품의 변질을 막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전주롯데백화점은 배송 도중 과일이나 육류 등 선물세트의 변질을 우려해 포장방식을 개선하고 배송 차량의 숫자도 늘렸다.

과일 세트에는 과일의 숙성과 노화를 촉진하는 에틸렌가스를 흡착, 제거할 수 있는 유지제를 별도 포장에 첨가하고, 육류는 MAP(가스치환)포장방식을 이용, 보냉가방과 항균 아이스팩을 적용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이 빨라 예년보다 낮 기온이 2~3도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연휴도 줄어 배송기간도 그 만큼 짧아졌다”며 “물량이 집중되면서 배송이 다소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냉장 배송을 늘리고 배송단계를 줄여 상품의 신선도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한우의 경우 보냉제와 스티로폼의 이중 포장을 하고 주문에서 배달까지 냉장차량으로 3~5시간 안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나름 자구책을 강구해, 추석 선물 배송을 전용 물류센터에서 각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중앙택배 방식을 채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가 어려워 알뜰 구매객을 위한 중저가의 실속형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연초 계속된 먹거리 파동으로 인해 고객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원산지표시나 배송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준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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