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체육의 양대 산맥인 도 체육회와 생체협의 관계가 요즘 불편해 보인 듯 하다.

민선 4기 출범 이후 체육단체 통합 정책이 흘러 나오면서 그 동안 두 기관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게 사실 이지만 최근 들어 두 기관의 수장이 김완주 지사의 측근들로 채워지면서 양 단체의 신경전이 점차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두 단체의 신경전은 지난 25일 부안에서 개막한 제45회 도민체전 환영리셉션 자리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부안군과 부안군체육회는 외부 인사를 초청하면서 도 생체협 이사들을 대거 초청해 지사 등이 자리한 메인 좌석 주변에 배치한 반면 도민체전을 주최한 도 체육회 이사들의 자리는 상대적으로 적게, 그 것도 메인 좌석과 멀리 배치한 것이다.

도 체육회 관계자들은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니냐”며 거칠게 항의했고, 결국 일부 좌석을 조정하는 선에서 이날 해프닝은 마무리 됐다.

두 체육기관의 최근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부에선 도민체전 후원 기관인 전북도가 생체협을 배려한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처럼 전북 체육의 맏형 격인 도 체육회와 아우 격인 생체협이 묘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은 두 기관의 수장이 김 지사의 측근들로 메워지면서 부터다.

현재 도 체육회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김 지사의 선거 책임을 맡았던 박노훈 상임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고, 생체협 역시 선거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박효성 사무처장이 지난 7월부터 맡고 있다.

박 사무처장이 2년 넘게 공석이었던 자리를 앉게 되면서 힘의 균형이 생체협 쪽으로 급격히 쏠린 것이다.

두 기관의 관리 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전북도가 최근 생체협에 각별한 애정(?) 쏟고 있다는 말이 체육계에서는 정설로 통할 정도다.

사실 전북 체육의 헤게모니를 누가 잡느냐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지사의 총애를 받기 위한 과잉 충성 경쟁이 자칫 전북 체육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정관기자 jk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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