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24), 송창의(29)가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제공/제작 MK픽처스·라스칼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회춘했다. 50년대 전쟁 직후 상황을 그린 소년 영화를 통해 질풍노도의 시기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한다. 극중 이들은 18세 청소년이다.

제아무리 동안이라도 넘어설 수 없는 간격이 있다. 이완은 6살, 송창의는 11살을 뺄셈해야 겨우 나이가 맞는다.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이 아리송한 캐스팅을 배형준(41) 감독이 감행했다.

27일 서울 용산CGV에서 배 감독은 다 큰 어른들을 소년 역할로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인물들이 비록 18세지만, 감정 깊이가 정작 또래 배우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이유다. “굳이 (극중 나이에 맞게) 18세로 맞추기보다 어른이면서도 소년적인 느낌을 가진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부연했다.

“18세가 18세 연기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확신도 있다. “오히려 18세를 거쳐 간 윗세대가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여긴다. 감독은 이렇듯 이완, 송창의를 캐스팅한 이유를 곳곳에서 찾았다.

대신 ‘소년’이란 유형적 속성보다 진정성, 어른스러움과 같은 내면적인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1950년대 격변기, 소년들의 모습은 지금의 10대들보다 훨씬 성숙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소년이지만 어른스럽고, 어른스럽지만 소년인 인물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소년을 어른스럽게’하기보다, ‘소년처럼 보이는 어른’을 택했다는 결론이다.

아무리 ‘진정성’이 중요하다지만, 나이 들어 보여서는 안 될 일이었다. 송창의가 삭발을 하게 된 주요한 이유다. 말투나 음성 같은 것도 고민했다. 진정성을 상실하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한 부분에 주목했다.

배고팠던 50년대를 재연하기 위해 체중도 감량했다. 이완은 근육 운동을 중단하면서 유산소 운동으로 헬스 종목을 전환하기도 했다. 50년대 배고픈 소년이 울룩불룩 근육이 있을 리 없다는 판단에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끊고, 잔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전쟁 직후의 시대를 그린 영화다. 일본의 소설가 기타가타 겐조의 ‘상흔(傷痕)’이 원작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의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을 한국의 전쟁 직후 상황으로 옮겨 영화로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 월남전, 한국전쟁이 다 지났지만 전쟁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을 오늘날 발견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꼭 한 번 되짚어 보고, 전쟁 직후의 상황과 별다를 것이 있는지 되짚어 보는 차원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11월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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