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1℃ 상승하면 나무의 잎이 나오는 시기가 5~7일 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0년간 봄철 꽃이 피는 시기는 최대 10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린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팀은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 동안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1.5℃ 상승했고, 봄이 2주 이상 앞당겨짐에 따라 여러 가지 생태계의 영향이 관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14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 범부처 합동워크숍'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1996년부터 10년간 강원도 계방산, 경기도 광릉, 남해 금산지역의 산림을 관찰한 결과, 나무들의 개엽(開葉) 시기가 1℃ 상승할 경우 5~7일 빨라졌다.

또 홍릉수목원에서 최근 10년간 산괴불나무와 딱총나무, 자두나무 등의 개화시기가 1966년에 비해 10일 정도 앞당겨졌다.

특히 한라산 정상부근의 구상나무림은 겨울철 고온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급속히 쇠퇴했다.

구상나무는 산지의 서늘한 지역에서 자라는 수목으로 연구팀은 온난화가 더 진행될 경우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돼 고산 및 아고산 지대의 식생이 기후변화에 취약할 것으로 내다봤다기온 상승으로 곤충류의 종도 빠르게 변화했다.

2002년부터 5년간 경기도 광릉과 앵무봉에서 나비류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많이 증가한 5종 가운데 3종이 남방계 나비였다.

반면 많이 감소한 8종의 나비 중 6종은 북방계 나비였다.

아울러 온대북부 지역에서 잘 자라는 잣나무, 신갈나부 굴참나무와 소나무는 기온 상승으로 줄어든 데 반해 온대남부지역의 주요 수종인 졸참나무, 서어나무, 개서어나무 등은 증가했다.

연구팀은 "현재 상록활엽수림으로 구성된 난대림 지대가 남부해안과 제주도 저지대에 국한돼 있지만 평균 기온이 2℃ 상승하면 전라남·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경상북도 일부 및 경기도 일부가 난대기후대로 변한다"며 "4℃ 상승시 남부해안 및 제주 저지대는 아열대 기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수목의 이동속도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산림 쇠퇴나 생물다양성 감소가 예상된다"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가뭄으로 인한 대형 산불과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 아열대서 수목병해충의 발생 등 산림생태계의 교란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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