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마을'이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17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32차 남극조약협의 당사국회의에서 일명 펭귄마을(Narebski Point)에 대한 특별보호구역 지정 신청이 최종 승인됐다고 19일 밝혔다.

펭귄마을은 남북 세종기지 남동쪽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면적 1㎢의 해안가 언덕으로 턱끝펭귄의 최다 서식지다.

특히 턱끝펭귄과 젠투펭귄을 포함해 14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88종의 식물상이 분포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우리나라가 펭귄마을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생태계 모니터링과 생물자원 연구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향후 펭귄마을은 과학적인 연구 목적에 한해 사전 허가를 발급받은 경우에만 출입이 가능해진다.

또 자연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동·식물의 반입이 금지되고, 페기물 반출 등 관리 계획서에 따라 행동이 제한을 받는다.

현재 남극에 기지를 갖고 있는 18개국 중 15개국이 67개 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별보호구역은 환경적, 과학적, 역사적, 미학적 자연상태의 가치 중 어느 하나의 가치가 있거나 과학탐사를 보호하기 위한 실익이 존재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또 실질적으로 해당 구역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된 관리 조치를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환경부는 1년 동안 남극조약 환경위원회 온라인 포럼을 통해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3월 최종 계획안을 남극조약에 제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인접국이 보호구역 지정에 대한 이견을 제시해 난항을 겪다 당사국회의 개최 직전 해당 국가와 사전 협의를 진행해 최종적인 지지 의사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펭귄마을에 대한 실질적인 환경보호 역할을 담당하면서 남극 지역의 생태계 보호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며 "향후 기후변화가 펭귄마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남극 환경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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