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욕스러운 5월 입니다. 가정의 달이라 챙겨야 할 곳도 많고, 축제도 많아 돈 쓸 일은 많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아 고민입니다.” 두 자녀를 둔 회사원 안모씨(40)의 푸념이다.

안씨는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8살, 10살짜리 두 자녀의 장난감 등 선물 값으로 15만원을 지출했다.

저녁에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가족식사를 하는 데 7만원이 들어 어린이 날만 22만원을 사용했다.

어린이날이 지나니 8일은 또 어버이 날. 부모님과 장인, 장모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

1년에 한번이라도 챙겨야 하는 중압감에 ‘주머니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안씨는 “그간 변변한 효도여행 한번 보내드리지 못한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 올해는 제주도 관광을 시켜 드리기로 했다”며 “여행사 할인 상품인데도 용돈까지 챙겨드리려면 최소 50만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버이날까지 지나면 성년의 날(21일)이 버티고 있다.

성년을 맞는 조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백화점 상품권이라도 선물할 생각이다.

상품권을 절약해 준다고 해도 최소 5만원권. 5월 한달에만 이렇게 ‘가욋돈’으로 들어가는 돈만 8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결혼, 장례식까지 갖가지 경조사까지 겹치면서 5월은 ‘적자의 달’로 기록되고 있다.

안씨의 100만원 조금 넘는 급여에 각종 행사관련 부담과 경조사비 지출은 눈물겨운 현실이다.

안씨는 결혼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매달 5월은 힘든 달로 기억되고 있다”며 “어려워도 부모와 자녀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있고, 살림은 좀 어렵더라도 함께 나누는 정으로 위안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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