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권이 시중에 풀린 지 열흘이 다 되 가지만 전북지역 유통가에서는 5만원 권이 돌지 않고 있다.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유통 첫날부터 신권을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금융권마다 찾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시중에서 볼 수 있는 5만원 권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1일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최근 한은 전북본부 화폐관련 업무팀에는 새 5만원 권을 고이 간직 하려고 코팅까지 했다가, 급하게 사용할 일이 생겨서 교환해 달라고 하는 민원이 3건이나 발생했다. 한은 전북본부는 이중 직접 방문한 2명의 민원인에게 각각 5만원 권을 교환해주는 한편, 군산에서 같은 민원이 발생해 고객에게 전화상담을 해 주기도 했다는 것.

또 화폐발행 첫날, 가족들에게 선물하거나 소장하기 위해 일부러 교환하러 들렀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아직은 유통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카드 결제가 정착돼 현금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나온 5만원권을 쓰기보다는 지갑에 넣어 보관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처럼 ‘잠자는 5만원 권’ 현상은 현금 거래가 많은 재래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주시 중앙시장에서 청과를 운영하는 최효현씨는 “지금까지 5만원 권을 내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과일은 평균 거래 금액이 1만원 이상, 많게는 2만원도 넘어가지만 아직까지는 5만원 권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전북본부는 화폐발행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8일 동안 5만 원권 발행액은 670억원, 장수로는 134만장이 빠른 속도로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첫날 금융기관과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도민들에게 공급된 금액은 400여억원 이지만 이중 상당 분량의 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고 집안에서 소장용으로 보관되는 이른바 '화폐 퇴장'이 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었다.

한은 전북본부 관계자는 “저도 5만원 권 발행 첫날 가족들에게 기념으로 선물했더니,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소장하겠다며 아직도 사용을 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36년만의 새 지폐발행과 고액권이라는 부분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일들로 활발한 유통은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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