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수마(水魔)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여겨지던 완주군이 이번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피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피해액은 2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아직까지 장마가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완주군은 최근 몇 년만에 최대의 수해피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주군에는 이달 14~15일 호우가 집중됐다.

이틀 동안 완주군에 내린 비의 양은 평균 152.6mm다.

동상면이 187mm로 최고를 기록했고, 가장 적게 내린 구이면도 강우량이 무려 122mm에 이른다.

또한 시간당 최대강우량은 42~65mm에 달했다.

한 마디로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셈이다.

이로 인해 하천, 도로, 농수로 등 공공시설은 물론 주택, 농경지 등 사유시설에서 200억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천의 경우 운주면 장선천 1,200m가 유실됐다.

또한 벚나무 터널로 유명한 소양 오도천에서도 460m의 제방이 유실됐고, 이로 인해 수십년된 벚나무 11그루가 수마에 휩쓸려갔다.

이외에 용진 학선천, 상관 주요 하천, 비봉 천호천 등도 집중호우에 따른 유실피해를 피해가지 못했다.

하천 피해액만 해도 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완주군 재해대책본부는 추정했다.

도로 유실도 심각한 상태다.

상관면의 농어촌 도로 8개소에서 670m 가량이 유실됐고, 소양면 대흥리 봉덕교에서 오성마을에 이르는 도로의 법면이 빗물에 무너져 내렸다.

아울러 경천면 용복리 신덕마을 도로가 유실되고, 동상면 거인 및 신사마을(국지도55호)에서는 낙석 및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총 38개소에서 도로가 유실됐다.

도로유실에 따른 피해액은 30억 가량이다.

이에 더해 이와 함께 이서면 농수로 2개소가 갑작스런 집중호우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특히 사유시설의 피해는 심각하다.

65가구의 주택이 침수되는 한편 287ha의 농경지가 침수 및 매몰됐다.

완주군에 의하면 농수로 유실과 주택 침수에 따른 피해액은 각각 5억원,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 잠정액은 정확한 조사가 완료되고, 앞으로 장마가 끝나지 않을 경우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평소 장마에 대비해 안전시설 점검, 안전시공에 주력해왔지만,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전 직원과 주민들이 나서 피해복구와 향후 우려되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비가 더 내릴 수도 있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완주=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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