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서신동 E아파트로 이사 예정인 강모씨(45·여)는 요즘 대출금리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갑자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할 여건 때문에 가을께 50평형 이상의 아파트로 이사 하기 위해 담보 대출 상담을 받았지만, 지난달보다 대출이자가 급등, 연간 이자만 70여 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대출이 나는 게, 받는 시점이 중요하다는데, 이사할 집이 이사를 가지 않았으니 미리 받을 수도 없고, 이사에 맞춰 대출을 미뤄 왔는데 이렇게 금리가 인상될 줄 몰랐다”며 “대출시점의 금리가 이 정도라면, 앞으로 이자가 떨어진다 해도 가만히 앉아 생돈 나가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강씨와 같이 아파트 등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예정인 대출희망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 은행들이 최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값이 상승하면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는 2억 원의 대출을 받았을 경우 금리가 0.5% 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이자가 100만 원이 늘어나는 꼴이다.

국민은행은 고시금리를 최근 0.18%포인트 올려 5.26~6.96%로 높였고, 하나은행 고시금리도 지난주 보다 0.25%포인트 인상된 5.96~7.16%에 이르고 있다.

신한은행도 최근 2주 동안 0.16%포인트 상승한 5.75%에서 6.45%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지난 5월초와 비교할 때 0.59%포인트 급등했다.

최근 주택대출 고정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금융채 등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연동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정부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10% 하향조정한데 이어 또다시 하향한다고 밝히는 등 규제책을 내놓자 시중 은행들이 공급물량이 급감할 것에 대비해 금리를 인상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시중에 자금이 과다하게 풀리면서 물가상승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심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줄어들 경우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공급이 줄면 그만큼의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정금리 대출의 이자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율과 전북은행의 이자 상승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서민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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