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과 동고산성, 중바위와 치명자산 등등 제가 살고 있는 전주지역의 역사를 자세히 알게 된 계기가 바로 전주재발견 답사입니다.” 2년 전부터 답사에 참가했다는 김수봉(60․회사원)씨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막상 타지 사람이 물어 오면 딱히 대답을 하지 못했던 전주지역 유적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답사 덕분이다”며 전주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꼭 참가해보길 권한다.

지난해 3월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 답사 때부터 참가했다는 손성금(53․주부)씨도 “현재 국사 과목이 교육과정에서 조차 홀대받는 현실과 비교, 답사를 통해 전주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행복했다”면서 “시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점도 답사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지난 2001년도에 시작되어 올해까지 9년여에 걸친 꾸준한 답사로 전주의 역사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주문화사랑회와 전주역사박물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둘째 주 토요일(정기답사)과 넷째 주 토요일(기획답사), 총16회에 걸쳐 진행된다.

답사 프로그램은 백제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전주, 전북과 관련된 문화유적을 되짚어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후삼국의 팽팽한 각축전 속에서도 전주를 왕도로 문화강국을 이룩했던 후백제를 찾아 떠나는 ‘중바위에 서린 후백제 정신’, 조선왕조를 낳은 풍패의 땅이자 전라도의 수부(首府)였던 전주와 전주인의 역량을 느껴볼 수 있는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 그리고 ‘정유재란 전적지에 깃든 충절과 호국정신’, ‘남고산성에 어린 역사와 문화’, 예향 전주의 원류를 찾는 ‘호남 선비 문화의 역사’, 동편소리의 또 다른 맥, 고창 소리를 찾아가는 ‘소리따라 길따라’ 등 굵직하고 거시적인 관점으로 우리 땅 전주와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 본다.

특히 올해는 백두대간 여원치에서 출발, 운봉고원~황산대첩비지~팔량치~남원 두락리 고분군~남원 아막성~백두대간 복성이재~금남호남정맥 수분령~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장수 동촌리 고분군~장수향교~장수 삼봉리 고분군에 이르는 ‘산경표, 그리고 가야와 백제’와 옛 기전여고(최명희)~다가공원(가람시비)~전주교대(신동엽, 최일남, 윤흥길, 박범신)~한벽루~오목대(정몽주)~리베라호텔 근처(양귀자)를 돌아 보는 ‘전주와 문학’ 코스가 신설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3일 진행되는 올해 첫 번째 답사는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를 주제로 태조 이성계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는 경기전,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 전주이씨의 시조인 이한과 시조비 경주김씨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강학과 배향의 기능을 갖춘 전주향교 등을 탐방할 예정이다.

안내와 신청은 전주문화사랑회 홈페이지(http://www.okjeonju.net)를 통해 이루어진다.

정기답사는 무료지만 기획답사 때는 각자 점심 값을 준비해야 한다.

매회 선착순으로 40명 모집. 전주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인터넷 접수만을 받는데 보통 신청 시작 1시간 정도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올해도 알찬 프로그램으로 전통문화도시 전주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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