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듯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운동습관 형성과 건강 관리는 국가의 장래와 직결되는 중요 사안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나라 청소년들은 경쟁 위주의 교육 풍토에서 과다한 사교육, 장시간의 컴퓨터 사용 등으로 운동 부족이 태반이다.

결국 이에 따른 체력 저하와 비만이 성인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남원중앙초등학교는 전북도교육청이 지정한 보건(비만)교육연구학교로 청소년 건강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남원중앙초등학교(교장 서기진)는 전교생 1천200명이 넘는 시골에서는 제법 큰 학교다.

이학교도 학생 비만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실시한 비만실태조사 결과 과체중 및 비만 학생 비율이 18%에 달했다.

학교 측은 비만예방 및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함을 깨닫고 ‘건강생활습관 형성을 통한 비만 예방 및 해소’라는 주제로 비만연구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운동장의 우레탄 시설과 넓은 체육관 등 운동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으나 대다수 학생들은 학원 수강과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느라 체육 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학교측이 적극 나서 학생들에게 비만의 심각성 및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다양한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했으며, 점차 비만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올바른 생활 습관도 형성되는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남원중앙초는 우선 교육과정을 학생들의 체력활동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재편성하는 등 새로운 학교 생활 환경을 만들었다.

  방과후 활동에서도 비만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희망두리반’을 조직해집중 관리했다.

프로그램 편성과정에 교직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요즘처럼 다양한 먹을거리와 마음을 현혹하는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학생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학생들에게 비만의 위험성과 건강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인식시켰다.

학교측은 비만예방 및 해소를 위해 재량활동과정에 15시간을 확보해 소아비만의 위험성, 건강한 삶의 조건, 올바른 식습관, 건강한 운동습관, 실천의지 기르기 등을 체계적으로 지도했다.

더불어 학년별로 각 교과의 단원과 지도내용을 분석, 비만 및 건강생활습관 관련 요소를 ‘비만인식’  ‘식생활 습관’  ‘운동 습관’  ‘생활 습관’ 영역으로 구분해 지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운동회, 육상대회, 줄넘기대회 외에 ‘건강의 날’과 ‘튼튼이의 날’을 지정, 건강관련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학년별 등산, 단체경기, 천변걷기 등의 행사를 통해 체력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학년별 수준에 맞는 ‘줄넘기 급수제’를 도입, 학생들의 인내심, 도전의지, 공동체의식을 키워주었다.

줄넘기 급수제가 보급되면서 쉬는 시간마다 스스로 줄넘기 연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특히 체지방 검사 후 과체중 및 비만으로 판정된 4, 5, 6학년 학생 31명을 ‘희망두리반’으로 편성, 다양하고 흥미로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운동을 싫어하는 비만학생들에게 ‘땀 흘리며 운동하는 쾌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다.

‘희망두리반’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전북대 비만센터의 비만해소 프로그램에 월 1회 참여 ▲매학기 1회 영양교사의 영양교육 ▲비만전문가 초빙 연수 ▲토요 휴업일엔 ‘건강 토요프로그램’을 마련, 다양한 스포츠 게임 및 체력활동 실시 ▲매일 아침 플로어볼 실시 ▲1박 2일의 여름 건강캠프 참여 ▲여름방학 중 3주간의 건강 교실 참여 등으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남원중앙초의 비만예방 및 해소 프로그램을 지도해온 김종인 교사는 “비만 어린이들은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꾸준히 노력한 결과 학생과 학부모의 비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가족단위로 운동을 하는 가정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진 교장 인터뷰>

서기진교장
서기진 남원중앙초 교장은 비만교육연구학교 운영에 대한 자부심과 건강 증진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서 교장은 “학교측의 노력과 학생 및 학부모의 참여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학교가 진행해 온 연구가 앞으로 학생 건강 관리에 대한 개선점과 발전방향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교장은 “어린 시절의 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 이미 체지방 세포수가 늘어난 상태라 정상체중으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며 “비만인들에게 만성퇴행성질환 및 성인병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의 비만 예방 및 해소를 위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측도 시행 초기에는 학생들이 몸에 배인 습관을 바꾸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으나 비만의심각성을 인식하고, 효과를 올리면서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보람이 크다.

서 교장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마음가짐이선행돼야 한다”며 “연구학교 과정이 완료될 무렵이면 과체중학생 비율이 15%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찬구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