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자산에 위치한 동고사 중바위는 도심속 산책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차를 타고 차를 끌고 멀리 떠나야만 좋은 곳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곳을 찾아 다니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왕복 짧게는 40분 길게는 한시간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연을 즐기며 마음의 여유를 느낄수 있는 도심 속 산책로가 있다.

치명자산에 위치한 동고사 중바위가 바로 그곳이다. 치명자산은 도보순례와 차량 순례를 하기 위해 전국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쉴새 없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후배와 함께 교동 버스종점을 지나 군경묘지에 차를 주차하고 동고사 중바위로 향했다.

군경묘지를 지나 걷다보면 돌탑이 먼저 눈에 띤다. 등산객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둘 쌓은 돌탑이 2미터는 족히 돼 보인다. 돌탑을 뒤로하고 동고산성과 중바위의 갈레길이 나온다 안내문을 따라 동고사로 가는 길은 S자 모양으로 잎이 앙상한 나무숲 사이로 굽어져 있다.

굽은 길의 끝은 동고사 대웅전이다. 이곳은 신라 헌강왕 2년 도선 스님이 창건 했으며 전주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하여 동고사라고 칭했다고 한다. 동고사 앞에는 수십년은 된듯한 대나무 숲이 있다. 수많은 대나무 마다 이곳을 찾았던 아이 와어른, 연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자 가파른 계단이 눈앞에 들어온다. 위를 먼저 보니 돌아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 때문이다. 바닦에 시선을 고정하고 계단을 하나 하나 세어가며 오르기 시작했다.

하나 둘 ....... 백오십사, 백오십오 드디어 계단의 끝이다. 허리를 펴고 앞을 보니 드디어 중바위에 보인다.중바위에는 먼저 온 등산객들이 전주시가지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전주시 전경이 30여분을 걸어온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산에서 만난 이들은 정도 많다. 집에서 직접 달여 온 오미자차를 한잔 건네며 말을 건다. 끝이 보이지 않게 시원스레 뻗어있는 전주시를 배경으로 오래된 친구처럼 자연스레 이야기 하다 보니 조금은 지쳤던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듯 하다.

눈의 즐거움과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다면 오늘 하루쯤은 동료와 또는 친구와 함께 동고사 중바위에 올라 보자한번쯤 내가 사는 전주를 눈으로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이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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