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목공-텃밭가꾸기 체험… 아이들이 행복해요

백석초등학교(교장 김용규)는 김제 백산면에 있는 작은 시골학교다. 이 학교는 2년전 51명에 불과하던 학생이 올해는 89명으로 늘었다. 학교 시설이 최첨단으로 개선되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실시되면서 김제 시내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1, 2학년은 교실이 부족해 입학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석초를 빛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8년 학교를 개축하면서 시설을 새롭게 탈바꿈했고, 게다가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주목받았다.

여기에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이뤄지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입소문을 퍼져 모든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변모했다.

김용규 교장

백석초등학교 김용규 교장과 교사들은 문제집을 몇 장 더 풀어 학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보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이 진정한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한 김 교장은 “학생들이 방학도 없애고, 중학교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한발 더 나아가 기초학력다지기와 체험 활동, 인성과 문화예술, 환경과 소질 키우기 등을 조화시켜 전인적인 사람으로 기르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백석초는 특히 학교 운영에 있어 대화와 타협을 중시한다. 모든 업무가 교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교무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전반적인 내용을 결정하고 문서로 정리한 뒤 평가 과정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

백석초의 다양한 체험 활동 교육도 이같은 민주적인 학교 운영에 힙입어 구성원들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수업 부분이 부족했다는 자성도 나와 수업과 체험활동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 아키타현의 교육방법을 도입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전인 교육 특화 프로그램

백석초는 계절학교와 전일제 집중형 계발활동, 중간 놀이시간 등을 이용해 수업과 체험 활동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계절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학생들은 1박2일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체험 학습을 즐기게 된다.

저학년은 책갈피 만들기, 아트클레이, 케이크 만들기, 오디청 만들기, 에어바운스 놀이를 하고, 고학년은 장승 만들기, 책꽂이 만들기, 한지공예, 도자기 만들기 등에 참여한다.

전일제 집중형 계발활동은 이 학교만의 특색. 계발활동을 일주일에 한 번씩 실시하지 않고 한달에 한 번 4교시동안 집중해서 실시하고 있다.

사진부와 영화부, 체육부, 미술부, 교실놀이부, 독서부, POP부, 리코더부, 종이접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교장을 비롯 교사들이 지도하고 있다.

중간놀이 시간은 체력 향상 프로그램으로, 이 학교는 1, 2교시와 3, 4교시를 블록수업으로 운영하고 30분을 중간놀이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특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일상적으로는 운동장이나 강당에서 팀을 짜서 놀이를 하거나 인디안 천막에서 모래 놀이하기, 텃밭 관리하기, 책 읽기, 그림 그리기, 블록 맞추기, 공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방과후 교육으로 지난해부터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의도 아래 1~2학년은 영어와 컴퓨터, 우크렐레 교육, 3~6학년은 영어와, 컴퓨터, 플루트․기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5, 6학년 중에서 희망자를 뽑아 그룹밴드도 하고 있다. 2009년에 시작한 그룹밴드는 전주와 김제의 큰 무대에 서보기도 하고, 플루트와 클래식 기타부 학생들은 중요한 행사에 초청되기도 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독서 교육 = 독서 교육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교사가 아침 7시30분부터 학생 독서를 지도하고 학부모 독서 모임, 방송으로 책 소개하기, 다양한 형식의 독서 표현 대회, 시낭송 대회, 밤새워 책 읽기, 여름방학 독서 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교장이 일찍 출근해 학생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고, 2009년부터는 학부모 사서 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등 교육 가족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제과ㆍ제빵 교육 =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2주에 한번씩 참여해 다양한 종류의 빵과 과자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활동 중의 하나로 자신들이 만든 빵을 학교 주변에 사는 독거노인들에게 제공하면서 봉사와 사랑의 마음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예산을 지원받아 급식소에 제과ㆍ제빵 교육을 할 수 있는 각종 기계와 기구들을 구비했으며, 지난해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의 공모 사업에 당선되면서 재정을 지원받고 있다.

▲목공 교육 = 목공 작업을 잘하는 교사가 5, 6학년을 대상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의자와 넓은 좌탁, 책꽂이, 시계, 신발장, 재활용품 분리수거함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텃밭 가꾸기 = 학교 뒤에 있는 빈 공간을 활용하여 텃밭을 가꾸고 있다.

2008년에는 콩을 심었던 땅을 2009년에 1학년이 먼저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담임교사가 땅을 일구고 아이들이 씨와 모종을 직접 심었다. 1학년을 시작으로 전교생이 땅을 나누어서 텃밭을 가꾸었는데 고추와 가지, 오이, 고구마, 땅콩, 토마토, 방울 토마토, 치커리, 상추, 배추, 무 등 다양한 식물을 재배했다.

틈이 날 때마다 텃밭에 와서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벌레들도 잡아주며 정성스럽게 재배한 열매들을 직접 수확하면서 식물의 성장과정과 작물 재배의 어려움, 수확의 기쁨 등을 직접 느끼고 있다.

▲수영 교육 = 김제 실내수영장에서 수영 강사로부터 연 12차례 수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영장에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수영 실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장구 교육 = 토요휴업일과 교과 증배 프로그램으로 장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35대의 장구를 구입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설장구를 연습하여 방과후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공모사업을 통한 예산 유치

▲학교군 구성 운영 사업 = 학교군 구성 운영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5천만원을 받아 세 학교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 협동학습과 체육대회, 현장체험학습, 수영학습, 스키 캠프, 교사 연수 등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고, 예산을 나누어 학교별로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운영과 방학캠프 운영, 악기 구입 등에 사용하고 있다.

▲영화와 연극 교육 =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사업에 응모하여 영화와 연극 강사를 지원받아 재량활동 시간에 배정하여 실시하고 있다.

2009년에 6학년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는 전주에서 실시한 청소년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3학년과 5학년 학생들이 만든 연극은 학예발표회 때 학부모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생명의 숲 가꾸기 사업 = 생명의 숲 가꾸기 사업에 공모하여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에 걸쳐 3천만원을 지원받아 학교 숲을 가꾸고 있다.

올해 3차년도 사업이 끝나고 몇 년이 지나면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이 학교를 더욱 환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백석초는 이밖에도 환경체험 프로그램, 가족 학교 우수 인증제 운영, 학교 도서관 우수학교, 방학 중 단기집중 영어 프로그램, 방학 중 독서 캠프 등을 운영하면서 농촌 학교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승 도서관

박승 도서관은 동문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의 도움으로 건립한 도서관이다. 이 곳은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문화체험을 통한 바른 인성과 창의성 함양에 활용되고 있다.

박승 도서관은 393㎡ 규모로 도서관과 전시장, 공연장, 공용공간 등이 들어섰다. 이 도서관은 지역 사회 주민들의 실질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기적으로 영화 감상 시간을 운영하고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 단체들과 연합하여 연극이나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학교측은 특히 독학으로 성공한 박 전 총재의 기념 전시실을 만들어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찬구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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