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들이 점차 우리의 밥상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맛있다는 차원이 아닌 한식이 가진 효능, 즉 발효의 숨겨진 가치 때문이다. 그 가치가 곧 세계 식품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발효는 이제 식생활의 문화가 아닌 산업이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결국, 조상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음식의 근간인 ‘발효식품’은 우리의 식문화를 넘어 산업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발효식품이 산업으로서 지닌 가치에 대해 재조명해 보고,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본다.

△발효식품 인가, 왜

=이제 음식은 배를 채운다기보다는 건강을 지킨다는 의미로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 식품시장에서도 건강한 음식이 고부가 가치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이 화두가 되면서 ‘발효식품’ 가진 잠재력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발효식품’이 세계인의 입맛과 건강까지 사로잡았던 것은 오랜 시간 숙성을 통해 맛의 풍미뿐 아니라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은 생명을 살리는 즉. 건강 그 자체이기에 각광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발효식품은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고, 미생물에 따라 각기 다른 제품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 영역이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발효식품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만큼, 세계 식품시장은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결국, 품고 있는 자원만으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우리는 더욱 ‘발효식품’에 집중,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끌어내야 한다.‘발효’를 바탕으로 형성된 우리 ‘한식’이 문화적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성장 좋은 기회인 셈이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의미와 발자취

=이런 의미에서 전북은 식품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식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발효식품이 있으며, 이를 통해 명실공히 ‘발효 본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더욱이 ‘먹을거리’로서의 가치를 넘어, 산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냈으며, 이를 널리 알리고자 ‘발효식품’에 집중,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이하 IFEE)’를 개최했다.

‘발효’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박람회였던 만큼, IFEE는 출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IFEE가 산업으로서 그 가치를 끌어내기에 도내 발효식품 생산업체의 현실은 너무도 열악했다. 가내수공업 형태가 주를 이뤘고, 수출 여건 또한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IFEE는 발효식품이 가진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각 업체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주력,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업체와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기업과 바이어(B2B)’, ‘기업과 소비자(B2C)’의 연계를 통해 발효식품산업의 마케팅 활성화를 이끌어 냈다.

실제 출발 당시 매출 1억5천만 원이었던 순창 장본가전통식품은 IFEE 참가를 통해 이름을 알려 5년 만에 20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통회문산식품 역시 급성장해 5배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다른 업체들 역시 IFEE를 통해 판매 루트를 구축, 식품업체다운 면모를 갖춰갔으며, 이제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서 전북을 대표하는 업체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처럼 IFEE가 발효식품의 산업적 가치를 확인시켜줌으로써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및 바이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국제적인 위상까지 확보해 가고 있다.

세계 유일, 세계 최대의 국제인증 발효 특화박람회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는 IFEE. 국내 ‘발효식품’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IFEE는 ‘발효’라는 아이템 하나로 문화, 과학, 산업을 접목해 식품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일등공신’인 셈이다.

  IFEE 조직위원회 문윤걸 사무처장은 “올해로 9회를 맞이한 IFEE는 교류의 장을 넘어 지역 식품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 식품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내실을 갖춘 산업박람회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엑스포로 성장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

=올해 IFEE는 국내 280개 업체 및 18개국의 50업체가 참여, 역대 사상 최대로 규모로 치러진다. 특히, 올해 행사는 규모뿐 아니라 의미가 남다르다. ‘지역행사로 머무르느냐, 아니면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은 위상이 올해 행사의 결과와 향후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IFEE가 지역적인 한계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박람회로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뜻이다. 일단 현재보다 규모를 확대하고 그 안에 담긴 아이템을 다양화하기 위해 예산을 늘려야 한다.

IFEE(2011년 14억)를 벤치마킹한 천안웰빙식품엑스포(2009년 76억), 제전국제한방엑스포(2011년 200억) 등이 ‘건강’을 앞세워 비슷한 아이템으로 추격하고 있다.

물론, IFEE만의 강점이 있기에 쉽사리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상황일 뿐, IFEE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산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이어 양질의 바이어 확보에 더욱 주력하고, 행사 이후 도내 발효식품 업체를 꾸준히 관리, 가교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 역시 IFEE가 넘어야 할 산이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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