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이웃해 있는 군산흥남초등학교와 군산서흥중학교가 때 아닌 학교 경계선 펜스설치를 놓고 공방중이다.

이들 학교는 4일 군산교육지원청 주재로 펜스설치에 대한 협의를 위해 회의를 가졌지만 상반된 입장차이만을 보인 채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군산흥남초와 서흥중의 학교 경계선에 대한 펜스설치 문제는 지난 8월 초 흥남초 운동장의 폐기물 매립에 따른 한 시민이 민원을 제기함으로 시작됐다.

당시 흥남초는 집중적인 장마철 폭우로 인해 운동장에 매립돼 있는 폐기물이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시민 류용씨가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한 것. 이에 군산교육지원청은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운동장 복토와 함께 흥남초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방호벽 설치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교육환경개선사업에 예산을 확보,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군산교육지원청은 지난 8월 24일 특별교육재정수요예산으로 총 1억3,300만원을 들여 흥남초 운동장 마사토 부설(3,750만원)과 진입로 포장(2,800만원), 담장 설치(6,750만원)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후 펜스설치 추진을 위해 군산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이 현장을 방문하고 양 학교 관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상반된 입장이 드러나자 의견을 모으기 위해 이번 회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흥남초 박성구 교감은 “상황 판단력이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위험상황에서의 순발력이 미흡한 초등학생들을 위해 학교 펜스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밝혔다.

특히 학교가 이웃해 있고 자유롭게 드나들다 보니 중학교 남여 학생들이 사각지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아이들이 자주 목격해 신고했으며, 방과후 수업이 끝나고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중학생들이 돈을 빌리거나 뒤통수를 때리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흥중 유재이 교감은 “흡연문제는 초등학교부터 습관화 돼 있어 중학교에 진학해도 지도에 어려움이 따른다.

펜스를 설치하면 또 다른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펜스설치에 대해 본교 학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학부모의 경우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추행 등이 펜스설치 하나로 막아진다고 장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서흥중 김부강 학교운영위원장도 “펜스설치는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굳이 설치를 하려면 강당을 중심으로 흥남초 쪽에만 설치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외부위원으로 참석한 김형숙 신풍동장은 “국민권익위를 통해 군산교육지원청이 방호벽 설치를 위한 예산지원을 결정했는데, 이제 와서 펜스설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어떤 방식으로 설치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한 류용씨는 전화통화에서 “흥남초와 서흥중 사이 담장 설치를 위한 예산이 이미 결정됐는데 이제 와서 번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이해당사자가 아닌 외부위원으로 참석한 대부분의 위원들은 약자보호차원에서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와 앞으로 협의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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