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송광사를 지나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던 오지중의 오지, 수만리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 도로를 가다 보면 아치형의 위봉산성(사적 471호)서문이 나온다. 최근 방문객이 늘었고 그래서인지 커피를 파는 자동차 노점도 서문 맞은편에서 손님들을 맞는다.
서문은 현재 보수사업이 진행 중으로 일부분이 파란 포장으로 가려져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다행히 맞은편 길 건너 귀뚤봉으로 향하는 성벽은 일부분이 복원돼 있어 산성의 위용을 느끼게 한다.
위봉산성의 둘레는 16Km. 숙종 원년(1675년)부터 7년에 걸쳐 인근 7개 군민을 동원하여 쌓았다. 국토방위라는 목적보다는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영정을 피난시키기 위해 만들어져 동학농민혁명때 전주부성이 농민군에 함락되자 태조 어진을 이곳으로 모시기도 했다.

서문지 옆에 설치된 안내도를 끼고 잘 정비된 임도에 접어든다. 제법 경사진 임도를 10여분 걷다 보면 태조암과 둘레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한다. 둘레길은 성벽을 밟고 걷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성벽의 끝인 되실봉까지는 돌 너덜길로 방심하면 발목을 다칠 우려가 있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좋다.
성벽을 밟으며 완만한 오름 길을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위봉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난다. 정상까지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위봉사로 향하는 여러 갈래길이 있어 걷다 힘들면 그냥 내려가면 된다.
성벽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적의 눈을 피해 출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암문을 만난다. 암문은 적이 잘 알아볼 수 없는 문으로 평상시에는 돌로 막아놓았다가 필요할 때 비상구로 사용하는 문이다. 호기심에 암문 밖으로 나가 보지만 급경사, 조심해야 한다.

위봉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바위를 지나면 제법 넓은바위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바위가 제법 넓어 단체 등산객들의 점심식사 자리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12시 방향으로 곧바로 가면 되실봉, 써래봉, 오도재 방향이다. 오른쪽 5시 방향은 위봉산(해발 524m)으로 가는 길이다. 특히 위봉산 가는 돌 너덜길은 매우 험해 주의가 요구된다. 위봉산까지는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성벽을 따라 계속 가면 되실봉(해발 609m)이 나온다. 돌비석에‘되실봉’이라 쓰여 있고 옆 참나무 가지에는 이곳을 거쳐 간 전국 산악회의 표지기가 나부끼고 있다.

10여분 완만한 내림길을 걸어가면 새로 닦아놓은 임도를 만난다. 소양 대흥리에서 오덕사까지 연결되는 임도로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임도를 건너 표지기가 달려있는 능선을 따라 가면 둘레길 반환점을 만난다. 반환점에서 둘레길로 내려서지 않고 계속 가다보면 고산휴양림과 연결되는 등산로를 지나 써래봉(해발 703m)에 올라서게 되고 여기서 오도재로 가거나 안수산(해발 554m)으로 갈 수 있다.
오도재에서는 서방산~종남산~송광사로 내려 가거나 서방산~봉서사로 갈 수 있다. 또 오도재에서오덕사를 거쳐 고산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

서방산은 정상 조망이 일품이다. 만경강과 고산천, 익산 방면 삼례 들판이 시원하게 보이며 맑은 날에는 모악산과 전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길이 끊어진다. 임도 끄트머리에 능선으로 연결되는 길이 보인다. 표지기가 없어 자세히 살펴야 한다. 임도가 연결된 줄 알고 걸어왔던 등산객들이 능선으로 올라간 흔적이다.

2~3분이면 반환점에서 이어진 능선에 올라 선다. 여기서 사방댐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 제법 심하다. 능선 곳곳에 관리가 안된 묘가 눈에 띈다. 석물로 보아서 제법 권세가 있던 집안의 묘인 것 같은데 이제는 석물조차 풀밭에 쓰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 능선에 올라 20분 정도면 오성제에서 오도재로 넘어가는 임도에 닿는다. 이 임도는 순례길 코스로도 이용되고 있다. 둘레길 안내판이 있고 사방댐이 보인다. 여기서 오성제 옆 오스갤러리까지 20분이면 도착한다.
위봉산성 서문에서 오스갤러리까지 약 2시간~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병재기자 kanadasa@
 
▲둘레길 거리
△위봉산성 서문지(1.9Km)되실봉(1.09Km)둘레길 갈림길(1.77Km)사방댐(2Km)오성제
△되실봉(1.97Km)서래봉(1.56Km)오도재(1.89Km)서방산(2.63Km)종남산(2.38Km)송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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