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면역세포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자연살해세포(NK cell)의 활성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가 규명돼 신개념 항암면역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자연살해세포란 암세포에 선택적인 살해능력을 보이는 선천면역세포로, 암세포의 발생·증식·전이·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유망한 항암면역세포로 주목 받고 있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울산대 의대 김헌식 교수(40)가 주도하고 미국 국립보건원 에릭 롱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이자 세포신호전달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에 지난 10일자로 게재됐다.

자연살해세포는 암의 재발에 중요한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정확한 활성화 기전이 규명되지 않아 이를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자연살해세포가 다른 면역세포와 달리 다양한 면역수용체(주로 면역세포 표면에 발현돼 있고 다양한 외부인자를 인지해 면역세포에 활성신호를 전달함)의 조합에 따라 통합적인 신호전달경로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헌식 교수 연구팀은 자연살해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핵심제어 단백질(SLP-76)을 새롭게 발견해 냈다.

김 교수팀은 자연살해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할 때 다양한 면역수용체들이 필요하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SLP-76를 통해 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SLP-76는 인산화(燐酸化)를 통해 자연살해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데 암세포가 제거될 때만 SLP-76가 상호보완적으로 완전히 인산화 된다는 것이다.

즉 SLP-76의 완전한 인산화가 자연살해세포 활성화에 필수적임을 밝혀 SLP-76가 자연살해세포 활성화를 제어하는 핵심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또 SLP-76의 상호보완적인 인산화는 자연살해세포에서만 관찰되는 고유한 특징으로, 자연살해세포의 활성화 기전이 다른 면역세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항암면역세포로 주목받는 자연살해세포의 활성조절기전이 다른 면역세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낸 것"이라며 "향후 이를 활용해 자연살해세포 활성을 최적화하고 이를 통한 새로운 항암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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