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깨우친 자신감, 새출발 큰 도움"

▲ 김경순 교장
최근 태국여성 완나카디(42)씨는 한국어 귀화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 시험에 합격한 후 이 여성은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지난 기억들 속에 완나카디씨가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 있다.

구이초등학교 김경순 교장선생님이다. 김교장은 어려움에 처한 이 외국인 여성을 학교 청소도우미로 채용해 먼저 일자리를 주었다.

그리고 한글 교재를 사오고 손수 한글 지도 자료를 제작하여 직접 6개월 가까이 교장실에서 시간을 틈틈이 쪼개어 한글을 지도했고 마침내 한국 귀화 시험에 당당히 합격 시킨다.

10년전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인 남편을 만나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 사업에 실패한 남편은 사채를 몽땅 끌어다 쓰고 이혼 후 잠적했다.

낮선 타국, 말도 통하지 않고 어려운 형편에 다문화가정이 가질 수 있는 모든 불행과 어려움을 짊어졌지만 어린딸이 눈에 밟혀 완나카디씨는 마음을 굳게 다잡는다.

완주 구이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앞에 이제 이 외국인 엄마는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외친다.

“애야 엄마는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단다” 김교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 이라며 “학교와 지역 사회가 어려움에 처한 다문화 가정의 정착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무언가 작은 도움의 손짓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해서 한 일 일 뿐” 이라고 작은 손짓으로 말했다.

/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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