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한파에 도내 시설농가들이 혹독한 겨울나기에 고심하고 있다. 예년보다 열흘에서 보름 정도 일찍 찾아온 한파로 난방비가 엄청 늘어나 시설농가들이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 겨울에는 잦은 한파와 폭설이 예상되고 있어 농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제에서 토마토 시설하우스 5동을 재배하고 있는 박모(51)씨는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예년보다 난방을 훨씬 일찍 가동했다”며 “지난해에 비해 면세유 가격이 1드럼(200ℓ)당 2만원 가까이 올라 올해에는 30% 이상 추가 난방비 지출이 예상돼 걱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 올해에는 전년 보다 훨씬 더 춥고 눈도 많이 내린다고 해서 난방비 부담에 헛 농사를 짓는 게 아닌지 막막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 완주 이서에서 화훼 시설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6)씨는  “화훼는 특성상 난방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데 올해는 추위가 한달 가까이 빨리 찾아 온 것 같다”며  “때이른 추위로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 기술센터 관계자는 “난방비 절감이 시설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형편인 만큼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방풍벽을 설치하거나 내부벽면에 반사필름을 설치해 빠져나가는 햇빛을 다시 이용하면 내부 온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한 바람과 폭설에 대비하여 비닐하우스의 지주 옆에 보조 지주목을 박아 비닐이 벗겨지거나 찢어지지 않도록 비닐 끈을 팽팽하게 매어주고, 찢어진 곳은 미리 보수하여 피해를 예방하고 시설하우스는 단동은 동서로, 연동은 남북으로 설치하는 것이 투광량과 온도관리 측면에서 유리하고, 피복자재는 물방울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서 햇빛 투과율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내 시설 농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다겹보온장치나 지열난방 등 에너지 절감시설 설치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설농가업계 관계자는 “난방비가 엄청난 폭으로 오르면서 생산비의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 ”이라며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대체 보온시설은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 정부지원 없이는 생산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른 추위로 노지채소도 영향을 받고 있다.

완주 구이면 황모(47)씨는 “지난해 이맘때 2,970㎡(900평) 기준으로 24~25t의 배추를 수확했지만 올해는 18t 정도밖에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게도 예년에는 포기당 3㎏ 정도 됐지만 올해는 2.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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