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들도 금리 인하 정기예금 이자 역대 최저치 금융권 고객 붙잡기 골머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에 울상이던 이자 생활자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예금금리 및 공시이율이 내려가고 연금 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와 60세 이상 은퇴자들의 소득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가운데 전북은행을 비롯해 각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본격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은 이날부터 예금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도 14일부터 전체 예금 상품에 대해 0.2~0.3%포인트 규모 금리를 내린다.

이에 농협은행 예금 중 최저 금리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9~2.0%로 떨어지게 된다. 국민은행은 이번주 중 예금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려 다음주부터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이번 주 0.1~0.2%포인트가량 인하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업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고 이르면 16일부터 하향조정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신한·하나은행도 금리 인하폭을 이번주 중 0.2%포인트안팎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도 이날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렸다.

‘고금리의 상징’이었던 저축은행까지 이처럼 비교적 큰 폭으로 수신금리를 내리면서 ‘정기예금 3% 시대’는 금융권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런 가운데 기존 은행 정기예금 가입자들이 받는 평균 이자는 이미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잔액기준)는 연 3.27%로, 지난 2001년 통계가 편제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중평균 금리는 예금액에 대해 평균적으로 적용하는 금리로, 3월말 현재 정기예금에 들어 있는 돈에 대해 가입자가 받는 평균 이자가 연 3.27%라는 의미다.

이처럼 예금금리와 공시이율이 내려가고 연금 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이자에 기대 사는 60세 이상 은퇴자와 베이비붐 세대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60세 이상은 연간 경상소득 2천340만원 중 이자·연금 등 재산소득이 283만원으로 12.1%에 달한다. 노인가구는 이 비중이 18.8%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권은 고민에 빠졌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객들이 예금금리에 예민한 상태인데, 더 이상 금리를 낮출 경우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 이하로 금리가 하락하면 고객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깨진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정기예금이 낮은 이자로 매력이 없어지자 정기예금에 등을 돌리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며 “더 이상 금리가 하락하기 전에 최대한 고객을 붙잡는 것이 영업점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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