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전북의제 21 기획연재 / 3.친환경농산물 유통

▲ (유)전북친환경유통 유기수 대표이사는 전주시 금상동의 한 농장에서 친환경으로 시설재배를 하고 있다.

인후동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시내와는 달리 초록의 내음이 물씬 나는 전주시 금상동의 한 농장에서 (유)전북친환경유통 유기수 대표이사님을 만났다.

-전북친환경유통은 어떤 곳인가요?  

▲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소속의 생산자들이 출자해 2011년 8월에 설립했습니다.

친환경학교급식과 친환경농업이 확대가 되어가고 있는데 계약재배로 납품도 하고 소득도 보장할 수 있도록 해보자, 우리 힘으로 판매를 해보자 라는 취지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 친환경학교급식 유통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가요?  

▲ 친환경무상급식의 인식이 높아지긴 했지만 생산자들이 구조적으로 학교에 직접 납품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지금은 설립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는 유통전문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연결시키고 있고 2014년부터 직접 참여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해서 추진 중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과 함께 하는 친환경농산물직거래장터를 진행하려고 해요. 아직까지 서민들은 보기에도 좋고 가격이 저렴한 것을 고르거든요. 절기에 맞는 농산물을 직접 생산자들이 가지고 나와 홍보도 하고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출자한 사람들이 모두 생산자니까 농사를 짓고 있어요. 저는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가지, 딸기를 친환경으로 생산합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에 가지를 수출했는데 그 당시에도 일본은 농약에 대한 규제도 높고 안전성에 관한 제도가 강했어요. 농약사용을 줄여야 했고 그 때부터 농약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았어요. 또 스스로도 농약을 사용하니까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해서 2004년부터 친환경농업을 시작했어요.

- 어려운 점도 많으셨죠?  

▲ 엄청 많았죠. 단지의 생산자들에게 함께 하기를 제안했는데 힘들어서 따라오지를 못해요. 결국 혼자 시작했는데 한 3년 동안 생산량이 뚝 떨어지고 가격보상도 못 받고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 왔죠. 논, 밭은 친환경농법이 많이 확대가 되어있지만 시설에서 재배하는 품목은 특히 어렵다고 봅니다.

온실재배 품목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고 병해충에 약하기 때문에 시작했다가 1~2년 후 경제적 손실이 올 때 일반농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몇 번을 포기할까 망설였지만 신념을 갖고 버텨왔지요. 5년 정도 손실을 보고 이후로는 안정화가 된 상태예요.

-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친환경농산물 전에 소비자들이 심각하게 생각할 부분은 대한민국의 농업입니다.

식량자급률이 26~7%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식탁에 올라오는 먹을거리가 대부분 수입품이라고 보면 되죠. 농업을 단순 경제논리로만 생각하니 농업인구가 줄고 농업도 축소되고 있는데 결국 수입은 확대되고 한계점이 지나면 수입농산물에 의존 할 수 밖 에 없는 상황이 오겠지요. 그 때는 농산물이 총알보다도 무서운 무기가 될 겁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농사로 힘들게 자식들을 교육시켰는데 그에 대한 고마움이 없는 것 같아요. 부모들이 싸주는 음식들은 버려지고 아이들은 작물의 모양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요. 어릴 때부터 농업을 체험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그 아이들이 자랐을 때 농업과 먹을거리의 중요성이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먹는 것은 생존과 연결되고 그것을 생산하는 것이 농업인인데 사람들은 농담처럼 “힘들면 시골가서 농사나 지어야지~”하고 말하지요. 그만큼 소비자들이 우리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농업에 대한 고마움을 알아주고 어려운 점에 대해 함께 고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농업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이 있으신데요?  

▲ 농업은 장기적인 구상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쌀이 흉년이면 정책적으로 쌀농사를 하라고 합니다.

쌀이 많아지면 농지를 없애고 과수나 다른 작물을 하라고 부추기는 식이예요. 50년~100년, 후손까지 생각해서 정책을 세워야하는데 일시적 보상이나 지원으로는 농업인들이 흔들릴 수 밖 에 없고 결국 황폐화 되는 거예요. 농지를 점점 없애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재해와 기근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대안이 없습니다.

농업은 생산자, 소비자 그 누구 하나의 것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농업 관련 이슈가 있는 순간에만 인기몰이를 하는 현상에 신물이 난다 하시면서도 “농사가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고 떠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게 맘이 편하다는데...나는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고 하신다.

보살피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보람을 느낀다는 분 앞에서 쌀 한 톨 하나 생산해 본 적도 없으면서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소비자로서의 내 모습을 반성해본다.

/조미정(전북의제21추진협의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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