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허파에 바람 들었다'는 말이 있다. 기흉은 이 말처럼 가슴에 공기가 차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겨 새어 나온 공기가 흉강 내에 쌓이면서 폐를 압박해 폐가 작아지는 질환이다. 대표적 증상은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이며, 기침을 동반하기도 한다.

◇기흉, 여성보다 남성이 발생률 높아

기흉은 소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질환'이지만, 생각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병역면제에 해당되었고 많은 운동선수가 기흉 때문에 고생하거나 꿈을 접었던 경우가 있었다.

최근 기흉은 10, 20대의 주로 야위고 키 큰 체형의 남성을 중심으로 발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여성보다 남성이 6배가량 많으며, 흡연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흉, 재발 잘하는 질환

기흉은 주로 일차성 기흉과 이차성 기흉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기흉은 기존의 폐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기흉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10대, 20대에서 일차성 기흉의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성장과정 중 폐가 폐 혈관에 비해 빨리 자라 폐 상부의 혈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형성된 소기포가 압력 증가에 의해 파열되기 때문이다.

이차성 기흉은 결핵이나 폐기종, 폐암 등의 폐질환 때문에 폐에 병변이 있으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기흉을 말하며, 주로 50대 이후 중년층에서 발생률이 증가한다.

기흉의 가장 흔한 증상은 흉통과 호흡곤란이다. 흉통은 운동과 관계없이 발생해 보통 24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호흡곤란은 약간 불편한 정도부터 선행 폐질환이 있거나 기흉의 정도가 큰 경우에는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기흉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데도, 그 심각성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라며 "기흉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조기에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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