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가 아프고 구취가 심해 얼마 전 치과를 찾은 C(42)씨는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걱정이 앞섰다. 당뇨 때문이었다.

사업 상 스트레스도 많고 기름진 음식과 술자리를 피할 수 없어 3년 전부터 당뇨 증상이 생겨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당뇨병은 만성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신장, 눈, 신경, 심혈관에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당뇨병학회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0%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일반적으로 C씨와 같은 당뇨병 환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균 감염, 출혈 쇼크, 치유 지연 등의 문제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상처가 더디게 아물고 감염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아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의료 기술인 ‘아나토마지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법’으로 출혈과 부작용을 최소화 해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해졌다.

아나토마지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법은 에스플란트치과병원과 미국 아나토마지사(社)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환자의 치아, 턱뼈, 치조골의 상태를 CT로 정확하게 판독한 뒤 가상시술을 먼저 진행하고 최적의 결과물을 그대로 제작한 치료용 가이드를 활용해 임플란트를 심는 신개념 수술법이다.

이와 관련,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19일 “아나토마지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법은 상처 치유에 따른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잇몸 뼈가 다소 부족하거나 골밀도가 낮은 경우에도 불필요한 뼈 이식 없이 임플란트를 식립(implant placement)할 수 있어 일반 환자는 물론 만성질환 환자들에게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우선 치과용 3D CT 촬영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토대로 환자의 치아와 턱뼈, 신경관, 치아 상태, 구강구조, 잇몸 뼈까지 파악한 후 컴퓨터로 여러 차례 가상수술을 시도한다.

가상수술을 해보면 잇몸 뼈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뼈 이식을 피할 수 있고, 임플란트를 시술했을 때 상하 치아의 맞물림(교합)이 어떤지도 알 수 있어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법을 찾을 수 있다.

가상수술 후에는 결과를 미국 아나토마지로 보내 캐드캠(CAD/CAM)으로 가이드를 제작한다.

이 가이드는 실제 수술을 할 때 가상수술의 결과대로 시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도구로 임플란트 위치와 각도, 환자의 잇몸 뼈 상태 등을 미리 알고 시술하게 된다.

손병섭 원장은 “이 수술법은 레이저로 시술 부위에 최소의 구멍을 뚫어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고, 이미 결정된 대로 임플란트를 심기 때문에 시술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크게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출혈과 염증,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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