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 현장을 간접 목격했으나 자신이 연관된 듯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대리 외상 증후군(Vicarious Trauma)'을 앓고 있다면 운동이나 산책 등 즐거운 활동을 통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글에 의하면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네티즌들의 애도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디가 'a****'인 한 네티즌은 "내 목숨 끊어서 희생자 한 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고, 그냥 마지못해 살아가는 기계 속의 톱니바퀴 같다. 삶에 활력도 없고, 의외성도 없고, 변화도 없다"며 "미안해 아이들아"라고 고백했다.

'ㅇ*'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TV를 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해도 안타까운 사고 이야기만 나온다"며 "우울증 증세가 있거나 감정에 이끌리는 사람은 자살 발생률이 올라간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도 챙겨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희백세인한의원 정효창 원장은 "지속해서 안 좋은 소식을 접하게 되면 우울해진다"며 "최근 내원하는 환자 중 20%가량이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받아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거나 심하면 자살 충동까지 호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교수는 "완치된 환자가 최근 뉴스를 보고 불안해져서 다시 내원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치료받던 환자 중에 악화할 요인이 없는 데 불안 증상이 심해진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소한의 정보만 얻을 수 있도록 뉴스 시청을 제한하는 게 좋다"며 "국민으로서 연대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감정에만 너무 깊이 빠져드는 건 경계해야 한다. 간접 경험에 집중했던 것을 일상으로 옮겨서 삶의 소중한 것들을 놓쳐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즐거운 활동을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는 것을 권한다"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웃으면서 즐길만한 시간을 가지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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