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애니원(2NE1)' 멤버 박봄(30)의 마약밀수 시비와 관련,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오너 양현석(45)이 해명했다.

양현석은 1일 "박봄은 4년 전까지 미국 대학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을 수년 간 먹어왔다. 바쁜 일정으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금지된 약품으로 세관에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봄이 2010년 말께 국제특송우편으로 암페타민 수십 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해 인천국제공항 세관에 적발, 입건 유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암페타민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는 약물군이다. 특히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과 화학구조가 비슷해 한국 수사기관에서는 합성 마약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

양현석은 "다행히 미국 대학병원에서 박봄의 지난 몇 년 간의 진단서와 진료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했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돼 무사히 마무리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박봄은 축구선수로 활약하던 어린 시절 경기 도중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약물을 복용하게 됐다고 한다.

양현석은 "박봄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슬픔에 빠져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됐는데 이후 수 년 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함께해 왔다"면서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해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고 한다"고 알렸다.

"내가 박봄을 처음 본 것이 11년 전임에도 4년 전 아버지가 얘기해주기 전까지 박봄이 축구를 했다는 사실이나 지난 병력에 대해 전혀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2NE1 멤버들에게조차 단 한 번도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던 점을 미뤄 볼 때 그만큼 박봄에게는 다시 들춰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임에 분명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상식적으로 어머니와 할머니가 딸과 손녀에게 마약을 구해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세상 대부분의 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할 수 있는데, 그 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고 먹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라면서 "나 또한 몇 년 전 '힐링캠프'에서 밝혔듯 잦은 공황장애로 신경 안정제를 늘 가지고 다녀야 하고 매일 먹어야 하는데 그 약이 무슨 성분으로 이뤄졌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들어도 잘 알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봄은 미국에서 몇 년 간 먹던 약이 국내에 없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그것이 수입 금지 약품이라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면서 "4년 전 조사 과정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국내 대학병원에서 다른 약으로 대처해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현석은 박봄을 비롯한 2NE1 멤버들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사를 제외하고 지난 9년 동안 개인적으로 클럽에 놀러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동안 박봄을 못 봤는데 하필이면 어제 저녁 오랜만에 녹음하러 사무실에 나오자마자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밤새 눈물만 흘리는 박봄의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그녀가 밝히고 싶지 않았던 지난 얘기를 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니 기분이 착잡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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