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분들이 모르는 남자가 있습니다. 보통 남자들이 모였다면 여자 이야기만 하는 줄 아시는데 그게 아니에요. 여자 이야기는 20%도 안 될 걸요?"(권오중)

MC 유재석(42)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새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는 권오중(43)의 말로 설명된다.

"남자라면 강하고 가부장적이라는 편견이 있어요. 하지만 여성분들이 생각하는 남자들이 아니에요. 누구보다 여성스러울 수도 있고 자상할 수도 있죠. 여러 종류의 남자들이 많아요. 그런 남자들을 프로그램에서 보여드리고 알려드릴 계획입니다."(장동민)

지난 4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 주목받았던 '나는 남자다'가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파일럿 방송에서 남성 방청객과 남자가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눠 공감을 산 프로그램이다.

"남자가 무엇인지를 생각 못 하고 지냈어요.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남자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남자가 무엇인지, 남자가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건인지 정리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유재석)

남자도 잘 모르는 남자에 관해 이야기한다. 유재석을 비롯해 영화배우 임원희(44) 권오중, 개그맨 장동민(35) 허경환(33), 아나운서 조충현(32)이 하나의 주제로 모인 남성 방청객 250명과 함께한다.

"파일럿 때 귀가 빨개질 정도로 긴장했어요. 수많은 방청객에 기가 눌리기도 했죠. 아직 2회밖에 촬영을 안 했지만, MC들 캐릭터가 잡혀가고 있는 거 같아서 기대됩니다. 방청객들도 마음을 열고 오는 분이 많은 거 같아요. '웃겨봐'라는 분들은 거의 없으세요. 저희와 호흡도 좋아요."(임원희)

자리를 함께하는 방청객들이 주가 되는 방송이다. 고용된 방청객이 아닌 점, 리액션이 상대적으로 적은 남성들이라는 까닭에 이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주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남녀 공통점이 있는데 편하게 무장해제 시키는 방법으로 성적인 이야기가 있어요. 간단한 말 한마디로 많이 웃으시거든요. 아마 제가 하는 말들이 100% 방송에 나온다면 시청률은 오를 겁니다."(권오중) "욕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간단하게 욕 해드리면 같은 남자다 보니 금방 친해져요."(장동민)

공공의 적이 돼 방청객을 뭉치게 하는 역할은 "방송은 남자와 하지만 여자 시청자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허경환이 맡는다. "말할 때마다 방청객들의 야유를 받는데 이는 곧 여성들의 웃음이죠. 남자 방청객이 쏘는 화살을 방송에서 재미있게 쓰겠습니다."(허경환)

'부부클리닉, 사랑과전쟁2'를 밀어내고 금요일 심야에 방송된다. 마니아층을 확보,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 중이던 '사랑과 전쟁'을 폐지할 정도로 KBS가 '나는 남자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유재석은 "편성이라는 건 우리의 결정이 아니지만, '사랑과 전쟁'을 즐겨보던 분들에게 실례를 범하는 건 아닌가 싶어 죄송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시청률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시청률보다는 프로그램이 많은 분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재석'이라는 이름 뒤에 붙는 많은 분의 관심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그 기대를 충족 못 한다면 시청자분들의 비판과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부담이라 하면 한없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재미있는 방송만 생각하면 부담이라기보다 설레는 부분"이라는 마음이다.

KBS 예능프로그램 중 최초로 시즌제로 방송된다. 첫 시즌에서 20회를 내보낸 뒤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이동훈 PD가 "시즌제라고 하면 한정판이라는 느낌이 있다. 1년에 쏟아 부을 것들을 20회에 쏟아부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다.

250명의 방청객을 만족하게 할 남녀 게스트도 출연한다. 최근 녹화에는 밴드 '야다'의 전인혁(34)이 '남자들이 열광하는 노래'로 선정돼 '이미 슬픈 사랑'을 불렀다. 여성 게스트로는 가수 아이유(21)가 출연했다.

8일 '여자들 세계의 유일한 청일점'을 주제로 정규 편성 후 첫 방송을 내보낸다. 밤 11시5분부터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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