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그 가수를 모창하는 출연자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예능프로그램 ‘히든 싱어’는 진짜 가수를 찾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출연자들의 모습을 감추고 녹화를 진행한다. 퍼포먼스형 가수보다는 가창형 가수가 적합하다. 독특한 창법이나 가창력이 빼어난 가수가 나왔을 때 프로그램 주목도는 올라간다.

같은 이유로 신승훈, 조성모, 김범수, 윤민수 등 가창력을 뽐내는 보컬리스트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각각 모창자로 출연한 장진호(신승훈), 김성욱(윤민수), 전철민(김범수), 임성현(조성모) 등과 경합했다. 모창자들의 가창력이 확인되는 지점이다.

연예인 패널로 시즌1 때부터 현장을 지켜본 주영훈(45)은 올 초 ‘히든 싱어2’ 왕중왕전에 앞서 제작해보고 싶은 출연자를 묻자 “모든 가수가 다 좋았는데 김범수 모창이 최고였다. 장진호씨도 가능하다고 본다. 또 조성모 모창의 임성현씨도 주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영훈은 여기에 작곡가로 활동 중인 김성욱을 더해 4인조 보컬그룹 활동을 권했다. ‘더 히든’이다.

“시즌 2가 끝나고 주영훈씨가 20주년 앨범을 제작 중인데 노래 한 곡씩을 부르라고 해서 모였어요. 함께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장진호) “막말로 ‘이 사람이 나의 무엇을 보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는 걸까’ 생각했어요. 믿기지 않았던 거죠.”(전철민) “가수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지난해 작곡가로 데뷔해 곡을 쓰는 쪽에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방송 출연 후 실제로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는데 다 거절했던 것도 초심을 잃기 싫었기 때문이죠. 그런 생각 자체가 멤버들을 보면서 바뀐 거죠.”(김성욱)

방송에서 ‘논산가는 조성모’라는 캐릭터로 출연, 입대 계획을 알렸던 임성현(23)도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히든 싱어’에 출연하면서 좋은 기회가 왔죠.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기회가 왔을 때 고민하지 않았어요. 아, 물론 군대는 꼭 현역 입대할 계획입니다.(웃음)

더 히든이 최근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우리’를 냈다. 주영훈 작곡가 사단 ‘주크박스(JOOQ BOX)의 멤버인 박강일이 만든 발라드곡으로 네 멤버는 각자의 파트에서 가창력을 뽐낸다.

“제가 고음 파트를 불렀는데 사실 고음 파트보다는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후렴은 반복적으로 들어서 기억하는 거지 곡에 크게 작용하지 않는 거 같아요.”

특정 방송사 프로그램 출연자들로 꾸린 그룹, 그룹 이름이 해당 프로그램을 연상한다는 점 등이 활동에 제약을 줄 법도 하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거였으면 좋겠다”는 멤버의 농담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오래 노래하고 싶은 꿈을 품어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농부 김범수’로 출연했던 전철민(27)이 “노래도 어떻게 보면 농사다. 잘 가꿔서 열매를 맺어야 사람들이 산다”고 한 말처럼 더 히든은 ‘우리’ 이후 지속해서 음원을 공개, 그룹을 가꿔나간다는 계획이다.

“모창으로 시작했다고 모창 가수로 끝나지 않았으면 해요. ‘모창이나 하는 애들’이란 말을 듣기 싫은 거죠.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노래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장진호) “‘오랜만에 듣고 싶은 노래가 나왔다’는 댓글이 참 기분 좋더라고요. 음원 순위가 빨리 바뀌잖아요. 예전 음악처럼 ‘롱런’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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