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유독 피부 상태가 악화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여름 뜨거운 자외선과의 사투로 에너지가 고갈된 피부에 가을은 또한번의 시련을 안겨준다.

체력소모가 많은 환절기에 심한 일교차와 건조해지는 가을 날씨는 피부속까지 바짝 마르게 한다.

평소 피부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A(27)씨는 가을만 되면 부쩍 스트레스가 쌓인다.

피부가 유독 민감해지면서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민감성 피부인 탓도 있지만 여름에는 그럭저럭 괜찮다가도 가을만 되면 피부가 가려워지면서 화장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질이 많이 생겨요. 그럴 때는 손끝, 발끝도 피부가 벗겨지고 갈라지는 증상이 심해져서 물건을 집기도 힘들 정도가 돼요.

물집까지 생기기도 하거든요. 나름 보습제도 넉넉히 바르고 신경을 쓰는데 큰 차이가 없어요."

가을에 피부 건강이 부쩍 악화되고, 손·발끝이 갈라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 원장은 "여름에는 피부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가을만 되면 가려움이나 피부 갈라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손발끝이 갈라지는 증상이라면 '수장족저농포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장족저농포증이란, 손발에 나타나는 건선의 일종으로 수족농포증, 수족장농포증, 수족농포성 건선 등으로 불린다.

손발바닥이나 손발끝 살갗이 벗겨지거나 갈라지면서 빨갛게 되고, 피나 진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 원장은 "어떤 때는 노랗거나 하얗게 고름이 잡히기도 하고, 딱딱하게 피부가 굳으면서 두껍게 각질이 붙어 따갑고 아프다.

손발톱이 움푹 파이거나 줄이 생기기도 하고, 심할 경우 부서져 나간다.

남들 앞에 손이나 발을 내보이는 것이 꺼려질 뿐 아니라, 손으로 물건을 만지거나 걸을 때 통증을 느껴 많은 불편을 겪는 것이 손발건선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고충"이라고 설명했다.

또 "건선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더라도 다른 부위와 달리 약물이 쉽게 지워지고, 오염되기 쉬워 증상이 잘 완화되지 않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몸이나 두피, 손발에 생기기 쉬운 건선피부염은 계절이나 몸 상태에 따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계절과 같은 외부 자극에 취약한 탓에 건조한 가을철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생활 속에서 자극을 많이 받는 손발 건선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러한 손발 건선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에 대해 양지은 강남동약한의원 원장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손발 건선의 경우 주부습진이나 무좀 등으로 잘못 알고 방치하다 증상이 심해진 이후에야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발 건선은 습진이나 무좀과는 원인과 특징, 치료방법이 다르다."

"평소 손·발끝이 잘 갈라지면서 가렵거나 수포나 농포가 생겼다 사라지고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등의 증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유독 가을과 겨울에 심한 경우라면 손발 건선일 확률이 높다.

손발 건선은 손이나 발이 유독 차가운 경우, 또는 반대로 손발바닥이 자주 화끈거리거나 열이 나는 느낌이 잦은 경우, 그리고 평소 주방세제나 화학용품 등을 자주 접촉하는 경우 나타날 확률이 높다."

"손발에 특이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증상이 깊어지기 전에 우선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 해당 원인에 따른 맞춤 처방으로 신속하게 치료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유해물질에 대한 접촉을 줄여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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