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하는 김씨 부부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터라 육아를 부모님께 맡겨왔다.

그런데 얼마 전 9살 딸 혜진이가 돌연 할머니 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통에 곤욕스러웠다.

동네 어르신들이 "통통하니 예쁘다"고 한 말을 뚱뚱하다고 받아들여 상처를 입은 것이다.

김씨 부부는 딸이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은 있지만 그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다.

평상시 식습관이나 건강에도 큰 문제가 없었고, 인스턴트나 레토르트 식품을 많이 먹지 않아 건강상태를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집을 가지 않겠다고 선포한 다음날부터 이상하리만치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에게 특별한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아이와 목욕을 같이 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목욕하는 과정에서 딸의 가슴몽우리를 발견했고, 고민하다 병원을 찾은 결과 성조숙증을 진단받았다.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비만이 대표적이다.

요즘 아이들이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하지만 대부분 성조숙증인 아이들은 비만인 경우가 많다.

음식 섭취량은 적은데 비만인 경우라면 허약한 소화기능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은아 우아성한의원 원장은 "소화기가 허약해지면 신진대사의 저하와 운동부족으로 인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화, 흡수 능력이 부족하면 변비나 소화불량으로 몸속에 노폐물이 많이 남는다.

활동량이 거의 없으면 체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소아비만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비만 상태를 말한다.

소모되는 에너지양보다 섭취되는 에너지양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의 성장기에는 칼로리 섭취량과 소모량이 균형 잡혀야 하고,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2차 성징이 많이 진행되고 골연령이 만12세 전후라면, 성장이 멈추기 전에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촉진에 힘을 실어야 한다.

성조숙증이 초기에 발견 됐다면 또래 아이들과 맞게 성호르몬을 진정시켜 성장을 늦추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성장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의 성장단계와 뼈 나이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검사가 필요하다.

정 원장은 "성조숙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내 자녀를 그 누구보다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아이의 체질을 고려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자아이의 경우 가슴멍울을 비롯한 전반적인 성장 상태를 섬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의 성장검사나 치료를 시작할 때는 정서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적절한 맞춤관리 또한 필요하다.

성조숙증을 겪는 대부분의 아이는 신체적으로는 일찍 성숙하지만, 성호르몬이 빨리 나오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적으로 키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정 원장은 "신체와 정신발달의 차이 때문에 또래문화 속에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거나 스스로 감정조절이 힘들어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조기 사춘기 징후를 보이거나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아이일수록 부모의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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