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암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인 폐선암의 재발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밝혀졌다.

폐암 재발 예방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폐암센터 장세진(병리과)·김형렬(흉부외과) 교수, 한양대학교 의대 공구 교수, 서울대 자연과학대 백대현 교수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근치적 폐절제술을 받은 폐선암 환자 247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RB 유전자 돌연변이가 수술 후 조기 폐암의 재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선암 1기 157명, 2기 44명, 3기 40명, 4기 6명 등 총 247명 환자에서 얻은 각각의 폐암 조직과 정상 폐 조직을 대상으로 차세대 유전체 검사법인 전체 엑솜 염기서열 분석법(Whole Exome Sequencing, WES)을 이용해 유전체 모두를 동시에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폐선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 중 환자의 임상병리학적 정보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를 보이는 유전자 변이 22개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중 16개는 새롭게 발견한 변이였다.

특히 조기 폐선암 환자군(1·2기)에서 5년 재발률을 비교했을 때, RB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 환자군(전체 환자군의 5.9%)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수술 후 재발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RB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재발 없이 지낼 확률은 20%로 RB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RB 유전자 변이가 조기 폐선암 수술 후 환자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장세진 교수는 "총 247개의 폐선암종 유전체와 정상유전체를 함께 분석한 이번 연구는 폐암 유전체 단일연구로는 최대 규모이며 유전체 연구 결과의 임상적 응용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RB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견으로 조기 폐암의 근치적 절제술 후 재발 고위험군의 분류·선별이 가능해져 적극적 치료 및 재발 예방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수는 "이러한 표적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의료 비용의 지출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폐암 관련 16개 유전자 발견과 EGFR 유전자 변이 확인 등 한국인 특유의 유전체 규명 소식은 한국인 폐암 환자들의 특성에 맞는 최상의 개인 맞춤 치료제 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가 발간하는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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