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반 의약품 유통구조가 폐쇄적인 탓에 같은 변비약이라도 약국간의 가격 차이가 무려 3배나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얻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일반의약품 국가별, 유통채널별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이 약국에서만 판매되기 때문에 약국간의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변비약인 둘코락스 좌약의 경우 약국 간의 가격 차이가 3배나 벌어졌고, ▲라미실크림 ▲애드빌 정 ▲애드빌 리퀴겔 연질캡슐 ▲잔탁 75mg 4개 제품도 두 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연맹은 "외국에서는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일반의약품이 판매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약국에서만 일반의약품을 판매함에 따라 경쟁 제한으로 이같은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유형별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동네약국을 100으로 봤을 때 클리닉약국(96), 병원 문전약국(95.7), 대형약국(85.8)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변비약, 비염약, 무좀약 등 16개 일반의약품 국내 가격을 미국 등 해외 5개국과 비교한 결과 11개 제품은 국내가 비싸지만 나머지 5개 제품은 국내가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격이 비싼 의약품은 ▲개비스콘 더블액션 현탁액 ▲애드빌 정 ▲센트룸 실버정 ▲드리클로 ▲센트룸 정 ▲오트리빈 멘톨 0.1% 분무제 ▲카네스텐 크림 등이다.

반면 지르텍, 라미실크림, 클라리틴 정 등 3개 제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 평균 판매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코락스 좌약(80.5%)과 잔탁(84.8%)도 국내 가격이 더 저렴했다.

소비자연맹은 "상품으로서 의약품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특수성 때문에 소비자가 약품 가격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가격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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