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야수 최초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노려 한-일 통틀어 야수 세 번째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의 입찰액을 한국 선수들만 놓고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강정호가 한국인 야수로는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다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 것은 모두 투수였다.

이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2012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의 입찰액이 나와 한국의 '포스팅 잔혹사'를 끊었다.

류현진 이전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한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입찰액을 받은 것은 2002년 임창용(당시 삼성)으로 입찰액이 65만달러에 불과했다.

20일 넥센이 강정호에 대한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면서 발표한 강정호의 입찰액은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다.

강정호의 입찰액은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는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 시즌을 마치고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줄줄이 포스팅에 나섰으나 모두 입찰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에게 200만달러가 나왔고, 양현종의 경우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에 밑돈다는 전망이었다.

한국 야수 가운데서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사례가 없어 일본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일본 야수들은 투수에 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스즈키 이치로(41·전 뉴욕 양키스)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성공 신화를 썼지만 이후에는 성공적인 사례가 나오지 않은 탓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가운데 최고액을 받은 것은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다르빗슈 유로, 포스팅 금액이 5170만3411달러에 달했다.

뉴욕 양키스로 떠난 다나카 마사히로에게 나온 포스팅 비용이 2000만달러였다.

미국과 일본이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에 합의하면서 제한을 두는 바람에 2000만달러에 그쳤을 뿐 규정이 바뀌지 않았다면 다나카가 다르빗슈의 기록을 갈아치웠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반면 야수 중에서는 2000년 11월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 이치로에게 시애틀 매리너스가 적어낸 1312만5000만달러가 최고 금액이다.

일본 야수들 가운데서 최고 입찰액이 1000만달러를 넘긴 것은 이치로가 유일하다.

500만달러를 넘긴 것도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다가 2010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선 니시오카 쓰요시 뿐이다.

당시 미네소타 트윈스가 532만9000달러를 적어내 니시오카와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

아직 구단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정호에게 나온 500만2015달러는 일본까지 통틀어 봤을 때 야수 중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그는 이미 일본 야구를 평정한 상태였다.

아시아 야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서는 첫 사례라 검증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달러가 넘는 입찰액이 나왔다.

니시오카는 2010년 206안타를 때려내 일본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200안타를 넘어섰고, 그 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는데 530만달러를 넘는 금액이 나왔다.

최대 1500만달러까지 나올 수 있다는 현지 언론의 전망에 비춰보면 500만달러가 다소 아쉬운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현지 언론들이 한국인 야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그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체면을 구길 정도의 입찰액은 아니다.

강정호가 최고 입찰액을 써낸 구단과 얼마에 계약할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치로는 시애틀과 3년간 1400만달러(약 154억원)에 도장을 찍은 바 있다.

니시오카는 3년간 900만달러의 조건에 미네소타와 계약을 체결했다.

2006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쿠르트 스왈로즈 내야수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450만달러의 입찰액을 적어내 단독 협상권을 따낸 탬파베이 레이스는 3년간 770만달러의 조건을 내밀어 계약을 성사시켰다.

포스팅 비용은 계약조건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강정호에게는 이치로와 니시오카 사이의 조건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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