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st>중심도시 축 이동 서부신시가지 <이슈 st>중심도시 축 이동 서부신시가지... 구도심과 한판승부 -(르포기사 2꼭지, 인터뷰 1꼭지, 인구상가 표 2개, 사진 2장 있음)   지난해 여름 절정으로 치닫던 전주시 효자동 서부신시가지의 ‘불타는 밤’은 요즘 들어 조금씩 빛을 발하는 듯 하지만 주말이 오면 여전히 ‘핫’한 모습으로 타오르고 있다.

신시가지의 한 상인은 "요즘들어 손님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주말이면 곳곳에서 찾아드는 학생, 직장인,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신시가지의 봄’이 또 다시 찾아 들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설렌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서부신시가지로의 중심도시 이동이 빠르다.

구도심 상권을 ‘폭풍 흡입’하고 있는 신시가지는 ‘도시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덩달아 구도심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구도심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서부신시가지와 침체의 수렁 속을 헤쳐 나오려는 구도심의 저력을 조명해봤다.

  ▲서부신시가지의 변천… 상권•공공기관의 이동   전주서부신시가지의 태동 격인 ‘신전주 건설계획’이 93년 8월 발표됐다.

이후 6년여가 지난 99년 말 용역이 착수됐고 2003년 2월 27일 서부신시가지는 도시개발의 첫 삽을 떴다.

전북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할 미래지향적 뉴 타운(New Town)의 형성에 전주시는 도시공간구조의 재편을 시도했다.

신시가지 조성으로 지역주민의 숙원사업 해소와 효율적인 업무용지, 양질의 택지를 공급한다는 것이 사업의 배경이었다.

그 후 5년이 조금 넘은 2008년 6월 말 도시개발사업 준공을 마친 서부신시가지는 무서운 기세로 상권을 형성해 갔다.

서부신시가지는 2000년대 초반 호황을 누리던 서신동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

서신동 상권도 전주 아중리 상권을 집어삼켰던 시절이 있었다.

서신동 상권은 서부신시가지 상가에 급속도로 점령당했다.

중화산동 상권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신동이나 중화산동 상인들은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며 아우성이다.

서부신시가지에 손님들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상권의 부흥은 도시발전을 이끈다는 정설이 입증된 셈이다.

상권과 더불어 2008년 서부신시가지 준공을 전후로 공공기관의 이전도 속도를 냈다.

지난 2005년 7월 구도심에 있던 전북도청은 효자동 서부신시가지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지난 2003년에는 전북지방경찰청이 이전했다.

2007년에는 전주보훈지청, 2009년 전북도교육청도 자리를 옮겼다.

뒤이어 전북체신청, 호남지방통계청사무소, 2010년 전북선관위와 LH전북본부, 2011년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전주세관 등이 속속 이전했다.

서부신시가지에는 이 처럼 공공기관과 신축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상권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여름 ‘부르는게 값’으로 상한가를 올리던 서부신시가지의 상권은 올들어 약간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계절적 요인에다 수익률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업종을 바꾸는 등 ‘힘들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나 병풍처럼 둘러싸인 아파트(대부분 주상복합)상가들이 올 상반기부터 분양 러시를 이루면서 상인들의 기대감은 또 다시 부풀어 오르고 있다.

상권의 고전은 일시적 현상으로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또다시 ‘인기 상한가’를 칠 것으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부신시가지의 인구-상권 ‘쏠림현상’과 ‘매력’   올해 3월31일 현재 전주시 주민등록상 인구는 65만3천434명.이 가운데 서부신시가지가 있는 효자4동 인구는 6만8천716명에 이른다.

효자4동의 인구는 2년 전인 2013년 5만8천272명 보다 1만444명이나 늘었다.

이와는 반대로 구도심의 인구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인구추이 표 참조>  전주시 완산구 효자4동 일대에 펼쳐진 중심상업지구 음식점과 유흥점들은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서부신시가지 내 유흥주점과 일반음식점은 500여 곳 넘게 들어섰다.

<사업체수 표 참조> 여기에다 올 3월까지 들어선 상가까지 더한다면 훨씬 많은 수의 상가가 들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서부신시가지에는 요즘에도 빈 터를 중심으로 상가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신축된 상가건물에는 매매, 임대 전화번호가 적힌 부동산 이름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다.

이 처럼 상권의 형성이 가속화하자 유흥주점과 음주가 가능한 일반음식점을 중심으로 10대 후반의 대학생을 비롯한 20~30대 젊은층, 40~50대 직장인 등 중장년층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서부신시가지 음식값은 그렇게 싼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쏠림 현상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한 건물안에서 자신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원스톱 유흥이나 외식 트렌드가 상권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도청 앞 도로에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퓨전식 ‘바’ 등은 젊은 층의 남녀가 술을 마신 뒤 자연스럽게 부킹이 가능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돈 2천원 정도만 추가하면 클럽 분위기 속에서 춤까지 출 수 있다.

젊은 고객들은 한 건물 안에서 부담감 없이 먹고 마시고 노래한 뒤 춤까지 출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물 좋은 신시가지’ 이미지가 젊은 층의 욕구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가족들의 단란한 저녁 외식이나 직장인들의 푸짐한 회식 장소로도 신시가지의 상가는 안성맞춤이다.

비싼 음식값에도 나름대로의 신도심의 매력이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젊은 층과 중장년층의 호기심은 지역상권을 유지해왔던 서신동나 중화산동, 아중리 등의 상권을 흔들어 놓고 말았다.

  ▲구도심 상권의 고전… 다시 부르는 ‘희망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주시 구도심 ‘공동화’는 우려를 금치 못했다.

그러나 요즘들어 ‘희망가’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서부신시가지가 절정기를 맞았을 때 구도심 지역은 기진맥진했다.

그동안 서부권에 도시개발이 집중되면서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것이 사실이다.

구도심에 있는 전북도청, 전북지방경찰청 등 수십 개의 관공서와 공공기관들은 지난 2005년 이후 서부신시가지 등으로 속속 둥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터미널 등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구도심 지역은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과거 전주는 서부신시가지 이외에도 하가지구를 비롯해 중화산지구, 효자지구, 삼천지구, 서신지구 등 서부권 지역이 서서히 개발의 붐을 탔다.

그러나 도청 앞을 중심으로 서부신시가지에서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대거 흡수하면서 한옥마을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이 같은 상황은 덕진동 전북대 구정문 일대도 마찬가지가 됐다.

불과 몇 년 전 전주시내 중심상권으로 불렸던 서신동과 전북대학교 구정문 상권(대학로)은 신시가지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주시 덕진동 김모씨(44)는 전북대 구정문에서 음식장사를 시작한지 10여년이 넘었는데 최근들어 서부신시가지로 이동하는 손님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도심의 침체는 향후 또 다른 신도심 효천지구 개발이 본격화되고 서부지역에 또 한 번의 개발 붐이 일어나게 되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또 조금은 먼 이야기지만 북부권 에코시티의 개발도 구도심에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부권 개발에 따라 자연스럽게 옛 도심 지역의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이를 증명한다.

10여년 간 옛 도심 동부지역인 풍남동과 완산동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었고 동서학동이나 진북동, 노송동 등의 인구도 급감했다.

반면 서부권인 효자4동이나 중화산2동 등은 인구가 늘었다.

도시는 도시를 집어삼킨다.

그러나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기만 한다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구도심이 그렇다.

한 도시연구가는 "구도심이라고 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신도시라고 해서 반드시 경쟁력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며 "도시 경쟁력에 이 같은 이분법적 사고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도시연구가의 의미심장한 말 속에 구도심의 ‘희망’이 들여다 보인다.

/이신우기자 lsw@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