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양곡창고 '삼삼예예미미' 이름표 새로달고 문화놀이터로 변신 책-디자인박물관 등 다채롭게 구성 무인서점, 정직한 서점 아트갤러리 등 풍성

▲ 1920년 신축되어 2010년까지 양곡창고로 사용된 완주군 삼레양곡창고는 '삼삼예예미미'로 탈바꿈,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만경강 덕에 만경평야는 예부터 풍요의 땅이었다.
그 풍요는 일제강점기에 수탈의 빌미가 되었다.
일제는 삼례역을 통해 양곡을 실어 갔고, 배를 이용하기도 했다.
서해의 만조 때면 삼례양곡창고 인근의 비비정마을에 배가 닿았고, ‘한 말 한 섬’ 쌀가마니를 세는 소리에 사람들의 허기와 설움이 쌓여갔다.
이제 옛 삼례양곡창고는 ‘한 권 두 권’ 책을 헤아리는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편집자주

 

 

쌀 쌓던 창고, 책이 천장까지 닿겠네.

1920년 신축되어 2010년까지 양곡창고로 사용되다가 저장기술의 발달과 전라선의 복선화 등의 환경 변화로 그 기능을 잃게 된 삼례양곡창고. 옛 삼례역에서 10여 m 떨어진 곳에 삼례문화예술촌으로 통하는 그 길 끝에 삼례양곡창고의 새로운 이름, ‘삼삼예예미미’가 노란 이름표를 달고 맞아준다.

1920년대에 지은 5동의 창고와 1970~80년대에 지은 2동의 건물은 마음의 양식을 쌓고 영혼을 배부르게 할 문화와 예술의 풍성한 곳간이 되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을 한 곳은 책박물관. 천장 높이까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책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책박물관은 책의 시대별, 주제별로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옛 교과서, 교과서 삽화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무인 서점인 ‘정직한 서점’을 둘러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곳에서는 종종 고서, 헌책, 문방구를 사고파는 재활용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한단다.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곳, 책 공방 북아트센터

책박물관 입구를 등지고 서면 왼쪽 편에 자리한 창고 하나. 이곳은 책 공방 북아트센터로 꾸며졌다.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책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곡식을 좀 더 많이 쌓아 올리기 위해서 높은 천장이 필요했던 양곡창고에는 활판인쇄에 사용하던 활자와 기계들이 전시된 책 공방 북아트센터로 변신했다.

직접 책을 만들 수 있고 책의 인쇄와 제본, 제 책작업 등 책 제작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겉모습은 낡고 거대한 창고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현대적인 느낌으로 가득하다.
 

 

반전과 변신의 공간, 새로움을 쌓다

책 공방 북아트센터와 마주보고 있는 디자인박물관은 삼례문화예술촌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사)한국산업디자이너협 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을 선보이는 디자인 박물관.수상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예술인들이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한 것이 예술촌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디자인박물관에는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패션 디자인 등 디자인의 시대적 변천사를 정리해 놓았다.

비주얼 미디어 아트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VM아트갤러리로 향한다.

삼례양곡창고 내부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벽에는 기다란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덧대어져 있는데, 높이 쌓아올렸던 곡식자루들의 통풍을 위해서란다.

당시 만들어놓은 천장의 통풍구에 눈이 닿자 가슴이 서늘해진다.

시각 미디어, 설치·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빛과 어둠이 만들어내는 세계에 빠져 있는 동안 바깥세상의 일들이 까마득하게 멀어지는 듯하다.

VM아트갤러리 바로 옆에는 커피향이 가득한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넓은 창으로 드는 햇살과 원두를 볶는 향이 그윽하게 어우러진 카페 역시 오래된 양곡창고 안에 꾸며져 있다.
 

 

풍성한 이야기 곳간, 삼삼예예미미

창작 공간을 옮겨온 예술가도 있다.

김상림목공소의 주인장. “가구는 한 가족의 삶이 배어있는 생활용품”이라는 김상림 씨는 양곡 창고에 쌓인 100년의 시간을 더해 가구를 만든다.

작가의 작업 공간 외에 10여 년 동안 잘 말려 다듬은 가구와 장인들이 사용하던공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목공소 입구에 켜켜이 쌓여있는 나무 사이로 바람이 드나들고 볕이 스며들어 적당한 때에 이르면 책상도 되고 옷장도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자료제공=얼쑤전북  

 

 

 

TIP 삼례문화예술촌으로 GO!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일반_ 2천원, 학생(초·중·고)_ 1천원 유치원(만 3세이상)_ 5백원 무료_ 완주군민, 65세 이상 노인,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 체험비 별도 / 문화카페 요금 별도

위치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문의 070-8915-8121

홈페이지 www.srartv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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