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km 단풍터널 눈 부시고 케이블카에 몸 실으면 오색빛깔 단풍유혹 손짓 백련암 대웅전 뒤편으로 서래봉 병풍처럼 펼쳐져 300년 넘은 단풍나무 눈길 20여종의 단풍 아름답고 '호남의 금강' 이라 불려 단풍 나들이객에

▲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내장산은 20여종의 단풍이 곱게 펼쳐져 늦가을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산 속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내장산.우리나라에서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단풍 명소’ 이다.

내장산국립공원은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전남 장성군에 걸쳐 있다.

내장산이 숨겨놓은 것들은 애써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나무들과 벗해 걷다보면 어느새 모습을 드러낸다.

걸을수록 깊어지는 아름다움 내장산국립공원 입구의 단풍터널 구간부터 이미 마음에는 물보라가 인다.

3㎞에 달하는 이 구간은 아름드리 단풍나무들이 길 양편에서 팔을 뻗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차를 타고 지나도 운치 있지만 공원 입구에 차를 세우고 얼마쯤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내장 사로 향하는 길에 나타나는 파란색 기와의 우화정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화정이 서 있 는 물 위에 나무들이 제 모습을 본 떠 그림을 그려놓았다.

조용히 눈 속으로 가을이 번진 다.

내장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 들러 내장산의 요모조모를 미리 살핀다.

내장산 탐방에 필요한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고, 내장산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과 조류, 식물 등의 생 활상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탐방안내소를 나와 20여 m 떨어진 곳에 있는 케이 블카가 설치된 곳으로 향한다.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내장산이 키워낸 나무들 위를 날아간 다.

서로 다른 빛깔과 모양을 가진 나무들이 마치 수천, 수만 조각으로 이루어진 퍼즐 같 다.

만약 나무들의 출석부가 있다면 하나하나 그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진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서래봉과 연자봉 사이 산중턱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걸어 팔각정 전망대에 오르면 서 있는 곳에 따라 주변의 풍경들이 달라진다.

이미 지나온 단풍터널과 우화정의 모습이 아래에 펼쳐지고 내장산의 연봉들이 나타났다가 앞으로 닿게 될 내장사와 벽련암의 모습이 눈앞에 또렷해진다.

 

내장산이 품은 이야기, 벽련암과 내장사

내장사로 가는 일주문 옆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면 벽련암이 나온다.

길의 초입부터 가 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긴 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을뿐더러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난 숲길 을 걷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놓치면 아쉬운 것이 벽련암이 거느린 풍경들이 다.

벽련암 대웅전 뒤편으로 내장산의 아홉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서래봉이 병풍처럼 펼쳐 지고 대웅전을 등지고 서면 팔각정 전망대가 시선의 정중앙에 든다.

대웅전이 앉은 왼편으 로 커다란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의 키는 15m, 나이는 300살이 훌쩍 넘었다.

살아온 세월만큼 그늘이 깊어 무더운 여름날이면 스님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준단다.

올라 온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거친 숨을 고르고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108단 풍터널의 입구로 들어선다.

걷기에 좋도록 반듯하게도 길을 닦아 놓았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년)에 영은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내장산 용굴암과 은봉암 등에 이안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내장사 주지였던 승병장 희묵대사와 승병들이 함께 수호하는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한때는 50여 동의 건물들을 거느린 대가람의 위용을 자랑하였으나 정유재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소실됐다.

현재 내장사의 대부분은 그 후에중건되었는데, 지난 2012년 대웅전이 전소되는 안타까운 일도 겪었다.

지금은 복원되었지만 아직은 제모습이 어색한 듯 앉아있다.

단청을 입히지 않은 대웅전 가까이로 다가서면 바람결에 나무냄새가 날아든다.

내장사의 모습은 단출하지만 내장산의 품에안긴 사찰이다.

서래봉부터 불출봉, 까치봉, 신선봉,문필봉, 장군봉 등 9개의 봉우리가 내장사를 빙 둘러싸고 있다.

마치 내장산이 소맷자락을 펼쳐 내장사를 안고 있는 듯 하다.

바람이 말끔하게 비질을 해놓은 절 마당에 가을 햇살이 소복하게 쌓인다.

내장산을 통째로 물들이는 만산홍엽 내장사를 나서며 108단풍나무 길과 갈라지는 다른길로 접어든다.

반듯하게 잘 닦인 단풍나무 길과는달리 구불구불한 숲길이 발아래에 놓인다.

내장상사화가 꽃을 보낸 자리에 푸른 잎을 내보내 다시 한번기다림을 연습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산이 거두고 키워낸 것이 많고 많겠으나 무엇보다 으뜸은 가을산을 통째로 물들이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이겠다.

단풍이 아름다워 조선 8경의 하나로 손꼽혔던 내장산은 ‘호남의 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다른 이유가 있겠나. 그저 내장산의 단풍이 빼어나게 아름다워서이다.

20여 종이 넘는 단풍나무와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자생하고 있어서 다채로운 빛깔의 단풍을 즐길수 있다.

내장산에 가을이 들면 사람의 마음이 붉을까, 단풍이 더 붉을까, 견주어 보아도 좋으리라.

 

 

/자료제공=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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