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 57억원 추정 핑크 다이아몬드 등 700여점 감정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사치의 여왕'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멜다가 소장했던 보석들이 경매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PCGG)는 세계적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에 의뢰해 이멜다의 보석 컬렉션에 대한 감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보석류는 약 700점으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86년 민중 봉기로 퇴진하고 하와이로 망명할 때 새 정부에 의해 몰수됐다.

1991년 감정 때 이들 보석의 가격이 600만∼800만 달러(69억∼92억 원)로 평가됐으나 지금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감정을 먼저 시작한 크리스티의 감정사 데이비드 워런은 이들 보석 가운데 25캐럿짜리 분홍색 다이아몬드를 보고 "아주 진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다이아몬드 가격은 최소 500만 달러(57억 원)로 알려졌다.

지난달 크리스티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보석 경매에서 유색 다이아몬드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은 16캐럿짜리가 2천850만 달러(327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몰수 이후 30년가량 중앙은행 금고에 보관 중인 이멜다 소장 보석들을 매각해 농지개혁 프로그램 재원과 같은 국민 생활개선 정책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여의치 않은 보석들은 마르코스 가족의 부패상을 고발하기 위해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에 그의 가족은 보석뿐만 아니라 모네, 피카소 등의 명화도 수집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추방 당시 대통령궁에서는 1천 켤레가 넘은 이멜다의 신발도 발견됐다.

현재 마르코스 가족은 '가문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정치 운명을 국민의 손에 맡기겠다"며 내년 5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발판으로 차차기 대권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멜다는 하원 의원으로, 딸 이미는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로 각각 활동하며 정치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