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최근 해외 주재 외교관의 자녀 가운데 25세 이상인 경우 본국 송환령을 내렸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복수 소식통은 "국정원으로부터 그 같은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망명한 것이 그 이유 때문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소환령이 태 공사가 망명을 결심한 결정적 사유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그런 소환령이 있었다고 해도 태영호 영국 공사의 망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 정도의 고위직이 자녀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태 공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결심을 하고 시기만 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 이철우 위원장과 새누리당 이완영,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국민의당 이태규 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태 공사의 딸이 북한에 남아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아들 둘만 있다"고 보고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태 공사가 북한 비자금을 소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금을 다루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국정원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공사의 부인 오혜선 씨는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의 일가로 확인됐지만, 태 공사는 애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정원은 유럽에서 북한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던 주재원이 수천억원을 들고 잠적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부인했다고 정보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을 관리하던 주재원이 거액의 비자금을 소지한 채 잠적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실체가 없다고 들었다"면서 "(주재원의 망명 여부는) 정보당국에서 아직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자금을 담당하는 북한 고위직의 망명설을 확인 중에 있지만 노동당 비자금을 들고 잠적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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