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단면 날카로운 지적 '큰호응'

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사이몬&가펑클 'Live Album'

큰 맘 먹고 음반 정리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방치해 먼지가 쌓인 음반들을 하나 둘 만지다보니 옛 생각들도 떠오른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사이몬&가펑클의 라이브 앨범이다.

역사상 최고의 듀엣으로 평가받는 이들을 재회하니 세삼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학창 시절, 이들의 음악이 세계 최고로 여긴 적이 있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철없던 사내아이에게 소녀감성을 물씬 풍겼고, 이들의 음악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음악다방에 갈 때면 신청곡 일순위였고, 또래 친구들에게 침이 튈 정도로 소개하며 으쓱한 적도 있었다.

상기한데로 이들은 팝계의 가장 위대한 듀오로 평가받는다.

1957년 결성된 이후 수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팬들의 가슴을 앓게 했고, 절묘한 화음은 아직도 이들을 뛰어넘는 후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때로 한 동네에서 오랜 친분을 쌓아 눈빛만 봐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완벽한 화음은 이때부터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톰&제리’로 데뷔한 이들은 1965년 ‘사이몬&가펑클’로 이름을 바꾸고 이들의 첫 히트 명곡 ‘Sound of Silence’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는다.

이후 영화 ‘졸업’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면서 세계적 팝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졸업은 당시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낳았고, 사이먼&가펑클은 ‘Sound of Silence’ 외에도 ‘Mrs.

Robinson’, ‘Scarborough Fair’ 등을 삽입시키며 일약 대형가수로 성장하게 된다.

이후 1967년 발매한 앨범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동명 타이틀곡이 이들의 대표곡이 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상업적으로 큰돈을 벌게 됐고 이들의 명성은 세상을 뒤덮게 됐지만 누가 알았으랴.

지나친 성공은 이들에게 잦은 불화의 씨앗이 됐고, 서로의 의견차이가 커지게 되면서 급기야 1970년 결별의 길을 걷는다.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진 이들이 다시 나타난 것은 10여년 후다.

1981년 재결합을 선언하면서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대규모 공연을 펼쳤다.

당시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들의 모습을 보려 몰렸고, 이는 역사상 7번째 많은 청중을 동원한 공연으로 손꼽히게 된다.

사람들은 10여년 전, 자신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울렸던 ‘사이몬&가펑클’의 모습을 통해 추억을 상기했고, 발매된 음반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하지만 신이 부여한 자신들의 음악적 재능을 너무 일찌감치 소진한 탓일까.

재결합을 한 이후 이들은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은 채 다시 한 번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가끔 각각의 솔로 앨범이 발매되기는 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역사적 뒤안길로 영영 사라진 것이다.

우연히 그리고 오랜 만에 만난 음반에서 구구절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음악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제공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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