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창호 사진작가

사진에 개념 전이 작업 진행
황금분할등 전통구도 탈피해
기다림 통해 결정적 순간 포착
15세 시절 자신의 모습 찾아
트라우마 깨고 행복감 느껴

별다른 생각 없이 카메라를 들고 다닌 적이 있었다.

‘왜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당황하며 답을 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당신의 경험을 사진에 넣어봐라’는 조언이 현재의 성창호 작가를 만들었다.

지난 30일 사진공간 눈에서 전북지역사진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됐다.

이번 시간엔 전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성창호 작가가 마이크를 잡았다.

작가는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사진을 찍는 이유를 설명하고, 유명작가들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소개하며 이들에게 얻은 사진의 영감을 소개했다.

뒤늦은 나이에 카메라를 접했지만 작가의 사진 속 나이는 어린 시절 15살 때다.

눈 위에 홀로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나무를 보면서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에게 이런 영감을 준 것은 파블루 비루다의 글귀에서다.

파블루 비루다는 ‘내 사진은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을 꺼내 그 아이를 치료하는 중이며, 그 아이는 내 안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란 유명한 글을 남긴 바 있다.

작가 역시 자신의 ‘그 시절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란 생각이 그를 유혹했고, 이를 통해 사진에 이른바 ‘개념’을 불러 넣는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는 15살 소년의 감정을 가슴에 품은 채 그 당시 소년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했고 그것을 하나 둘 파인더에 담아왔다.

작가는 “자기의 감성이 들어가지 않은 사진은 단순한 기록 외에 의미가 없다. 무엇을 찍는냐, 어떻게 표현하느냐 그리고 왜 찍느냐를 항상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며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찍는 것에서 탈피해 자신의 감성을 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모두 나였던 그 아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 아이가 지금 나에게 있을까란 질문을 던지고 사진을 찍길 바란다”며 “감성을 끄집어냄을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한다. 흔한 풍경사진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찍는 사람의 감성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구도 역시 전통적 황금분할에서 벗어나 마음속 구도를 끄집어 낼 것도 강조했다.

자신만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남들이 다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작가는 사진 속에 숨겨져 있는 ‘결정적 순간’도 강조했다.

결정적 순간이란 단순하게 셔터 스피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감성과 빛 그리고 구도의 합체물이다.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이 결과이며, 작가의 의도된 구현일 뿐 아니라 작가의 감성 그 자체란 것이다.

좋은 사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도 밝혔다.

작가는 프레임 안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과감하게 생략할 것을 주문했다.

프레임 안의 모든 것이 작가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좋은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선 하나씩 걸러내면서 내가 원하는 대상에 조금씩 근접하는 방법이 좋다”며 “최근 세로사진을 많이 찍는데 간결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가로보다 세로사진이 훨씬 좋음을 알았다. 간결함을 원한다면 세로찍기를 시도함을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작가는 최근 들어 15세 소년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열었던 전시를 통해 15세 소년과 이별을 통보하고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요량이다.

작가는 “사진의 창의성은 개인의 감수성과 밀접하다. 가을하늘이나 바람을 표현해도 제각각 다른 사진이 나오는 이유는 사람마다 감성이 다르기 때문이다”며 “찍는 소재를 찾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당하게 고민하며 적당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사진찍는 즐거움이다. 이제 내 안의 15세 트라우마를 떠나 사진을 통해 즐거운 행복감을 느끼려 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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