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USA For Africa '우리는 하나'

노송동 다시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
사랑의 온도탑 현재 5억1,000만원 모여

연말을 맞아 기분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또 다시 찾아온 것이다.

올해 얼굴 없는 천사는 거금 6,000여만원이 든 상자를 동사무소 뒤에 놓고 갔으며, 이례적으로 A4 용지에 안부인사도 남겼다.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해부터 거금을 기부한 그는 올해로 19년 동안 총 5억6,0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남몰래 한 선행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로, 전주시는 그가 자주 찾는 노송동에 ‘천사의 거리’를 만들어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 기부의 잣대인 ‘사랑의 온도탑’이 한파에 얼어붙고 있다.

올해 사랑의 온도탑은 현재까지 35억1,000여만원이 모이면서 온도는 47.1도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74억6,100만원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에 불과한 저조한 수준이다.

지속된 경기침체를 비롯해 불안정한 사회현상이 기부행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어려운 이웃들은 혹독한 겨울나기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기부행위와 같은 선행은 일반 시민 뿐 아니라 문화예술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팝계에서도 대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단체 차원에서 어려운 이들을 위한 자선모금을 진행해 눈길을 받은 바 있다.

1985년에 프로젝트 차원에서 만들어진 USA For Africa가 부른 ‘We are the World’다.

이 노래는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팝계를 주름잡고 있던 최고 슈퍼스타들이 임시적으로 모여 제작했다.

마이클 잭슨을 비롯해 스티브 원더, 브루스 스프링스턴, 밥 딜런, 빌리 조엘, 폴 사이먼, 티나 터너, 신디 로퍼, 킴 칸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슈퍼스타들은 자신의 사적인 이익 대신 굶주리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을 위해 손을 잡았다.

‘우리는 하나의 세계이며, 우리는 같은 자손이다/ 우리는 함께 밝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니 진심으로 베풀자/ 지금이 바로 우리 삶을 구원할 기회다.

당신과 내가 더 좋은 날을 만들어갈 것이다’ 이런 내용의 ‘We are the World’는 빌보드 차트 1위 석권은 물론 약 2억달러를 모금해 아프리카에 전달됐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원곡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넘어 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원동력을 지녔음을 깨닫게 된다.

음악은 자체로도 감동이지만 이런 의미가 더해지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 곡이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관심이 증가되는 연말, 세상은 그래도 밝고 희망적임을 이 곡을 통해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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