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레드 제플린 'Stairway to Heaven'

1971년 발매, 세계 3,700만장 판매 기록

뜻밖의 행운이다.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대량의 CD를 발견한 것이다.

‘이게 웬 떡이냐’는 심정으로 먼지가 쌓인 CD를 꺼냈다.

30여장의 CD 일부는 커버조차 벗기지 않은 신품이었다.

음반은 대부분 모음집으로 정식 발매보단 레코드 회사에서 기획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소장음반으로 가치는 덜하지만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다.

잃어버린 아이 다시 찾은 마음으로 먼지를 털고 커버를 벗겼다.

눈에 띠는 음반이 있으니 록 음악 모음집이다.

‘록 음악 르네상스’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말까지 유행했던 록 음악을 여러 장의 CD에 모았다.

당시는 ‘르네상스’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수많은 음악이 쏟아졌다.

록 사운드를 필두로 포크, 소울 등 다양한 장르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록 사운드는 이후 하드록, 헤비메탈,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얼터너티브 록 등으로 세분되면서 발달됐다.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레인보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그룹이 이 당시 활동했다.

음반은 이들을 중심으로 당시 활동했던 밴드들의 곡들을 담아냈다.

처음 접하는 곡들도 있으나 알량한 헤드폰을 낀 채 밤을 새웠던 곡들이 많다.

예전의 추억을 상기시켜 주니 이보다 더 귀한 손님이 어디 있으랴.

이번에 소개할 음반은 레드 제플린의 4집 음반이다.

그 유명한 ‘Stairway to Heaven’이 수록된 앨범이다.

1971년 발매돼 전 세계적으로 3,7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Black Dog’, ‘Rock And Roll’ 등도 히트곡 대열에 합류하면서 레드 제플린을 유명스타로 만든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이뿐이랴.

지하 연습실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며 연습했던 예비 록커들이 즐겨 연주했던 곡들도 대부분 이 앨범에 수록돼 있다.

기타의 신 지미 페이지를 비롯해 드럼 존 보냄, 베이스 존 폴 존스 그리고 보컬의 로버트 플랜트의 라인업은 지금 봐도 화려하다.

특히 칼로 베는 듯한 로버트 플랜트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12현 기타를 6현 기타 다루듯 현란한 지미 페이지의 손길은 흠 잡을 수 없는 무결점 자체다.

이들의 음악적 재능 외에 아직도 레드 제플린을 기억하는 이유가 또 있다.

멤버들의 강한 의리다.

드럼 존 보냄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다른 멤버 영입 대신 해체를 결정했다.

‘존 보냄이 없는 레드 제플린은 더 이상 레드 제플린이 아니다’는 남은 멤버들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돈을 쫓아 이합집산을 밥 먹듯 하는 팝계의 관례를 볼 때 이들이 보여 준 ‘의리’는 팬들에겐 충격이자 또 다른 시사점을 보여준다.

진정한 ‘Rock Spirit’(록의 정신)을 남긴 레드 제플린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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