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수도 전주문화 띠 잇기 #4
권혁대 포항천하명인국악대제전 집행위원장

삶의 반복-여과해 정신적 질서 세우는 문화
전통음악 분류속 국악의 절대적 비중 지켜야
국악 지키는 일 전북인으로 당연한 의무-책임

문화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문화와 다른 이가 생각하는 문화는 이질적이요 주관적이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생각하는 문화란 삶의 흔적이요 자산이다.

본디 인간이란 생각의 존재 속에 산물을 만들어내고 그 산물들이 또 다시 우리네 삶속에서 유영하기를 반복한다.

그렇다고 그 모든 산물들을 다 문화라 칭하지는 않는다.

즉 문화란 우리 삶의 반복 속에서 파생되는 언어, 음악, 예술, 행위, 등을 일정한 시간의 여과를 거쳐 범주 또는 공통의 집단에게 정신적 질서와 윤택을 가져다준다고 인정할 때 비로소 문화라 칭한다고 본다.

굳이 문화 본질의 순서를 정한다면 언어와 문자 음악 그리고 생활방식의 일정한 질서로 본다.

각설하고 여기서 문화의 분류 중 우리의 전통문화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그 가운데 음악적 분류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중요한 국악의 판이 만들어지고 불려질 때 소리의 중심은 전주였다.

풍요와 여유가 힘든 삶속에서도 국악을 지켜냈고 판을 만들어낸 땅, 그 판과 소리의 흥을 찾아 사람들은 전주로 모여들었다.

전주가 국악의 본고장으로 자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역사의 자연스런 흐름임을 입증하는 대표적 행사로 전주 대사습놀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때에 2003년도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정말 뛸 듯이 기뻤다.

그래서 지난 2004년 우리 판소리 더늠회의 회원 및 각계의 문화예술인들에게 자문하고 동의를 구하여 전통국악의 중심지로 우뚝 선 전주를 국악의 수도라 선포식을 하게 된 것 또한 무리가 아니라 여겨진다.

이렇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전주는 당연히 이 땅의 문화 주역이요 또한 오롯이 지켜내야 할 의무를 져야할 책임의 땅인 것이다.

어쩌면 국악의수도 전주문화의 띠를 잇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멋지고 행복한 모습의 얼굴이며 후손들에겐 최상의, 최고의, 문화적 부를 남겨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젠 우리 모두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국악의수도 전주문화를 지켜내고 만들어낼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국악인들이 지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서로 갈등하고 서로 반목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

어린 새싹들이 국악 기성세대들을 또렷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 지역 국악을 지켜내고 이들에게 온전한 국악계의 생태계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의 자성어린 반성과 더욱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지난 한 해를 보면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의 국악을 지키는 일은 전북인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책임이 됐다.

혼탁해진 국악계의 뼈를 깎아내고 깊은 통찰력으로 서로를 지켜보고 살피며 문화수도 전주를 지키고 세우는 일에 국악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그것은 비단 전주지역으로 국한되지 않고 국가 더 나아가 인류의 숙제요, 책무임을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리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책상 위의 달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국악계가 지난 세월 쌓아왔던 명성과 공이 무너질 시간 말이다.

그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새로운 세상을 향해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

이게 현재 우리들의 숙제요, 책무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감이 없다.

/권혁대 포항천하명인국악대제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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