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애-조벽교수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애착의 중요성과 정책 방향 제시

건강한 개인과 사회는 안정적인 애착에 뿌리를 둔다.

세계적인 심리치유 전문가와 교육전문가인 최성애, 조벽 교수가 애착사회로 가기 위한 과학적 제안서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가 발간됐다.

저자들은 위험 수위에 이른 우리 사회의 애착손상 문제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이혼 등의 증가로 아이와 부모를 둘러싼 전통적인 양육 환경과 가족 구조는 급속히 바뀌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애착손상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헬육아와 독박육아라 할 만큼 힘든 육아 환경은 양육의 외주화를 부추기고, 경쟁적인 고용 문화 속에 부모들 역시 저녁을 잃어버린 채 일에 매달린다.

그 사이 아이들은 방치되기 쉽다.

정부는 무상보육 정책 등을 통해 이러한 난국을 돌파하려 했으나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 채 애착손상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면 애착이 개인을 넘어 사회에까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애착은 아이에게 ‘기본 신뢰감’을 심어주며, 두뇌와 심신 발달의 기초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은 행복의 제1조건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능력인 사회-정서적 역량의 핵심 ‘관계 맺음’을 원만히 해나가며 ‘정서적 금수저’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애착손상을 입게 되면 원초적인 불안과 불신감으로 자아정체성 형성과 인간관계에 걸림돌이 발생하고 ‘정서적 흙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불행일 뿐 아니라 사회 갈등을 초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애착 이론의 핵심부터 오늘날 우리의 상황까지 폭넓게 분석한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폭력, 중독, 이혼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 행동들을 애착과 연결하여 설명하며, 금수저 흙수저 신드롬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영국의 ‘아동 대피 프로젝트’와 ‘영유아 무상 보육 정책’을 통해 애착의 중요성을 간과한 무분별한 정책의 위험성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현실을 다루고 있다.

3장에서는 애착 형성 단계와 유형 등 보다 깊이 있게 애착이론을 설명하며, 4장에서는 애착손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때 생길 수 있는 발달 트라우마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5장에서는 성인기의 애착 관계를 보여주며, 부모의 애착손상이 자녀와의 관계에서 대물림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6장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정서적 금수저로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7장에서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위해 학교, 기업, 정부가 만들어나가야 할 양육 환경을 제시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난 애착손상의 징후들은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저자들은 애착손상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결코 간단한 과정은 아니기에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심리학, 뇌과학, 사회학, 생물학 등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적인 애착손상 예방법과 회복법을 알려준다.

또한 저자는 애착손상이 이미 3세대째 접어든 서유럽과 미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반면교사 삼아야 할 중요한 지점들을 점검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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