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
파바로티 'The People's Tenor'

미성으로 최고 고음 뽐내는 파바로티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88년 하계올림픽 이후 국내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지난 4년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던 선수들의 열정과 땀이 물씬 풍기는 현장을 찾았다.

실력과 기교면에서는 따라갈 수 없지만 대한민국 특유의 기질을 선보였던 남녀 아이스하키 경기가 인상 깊었고, 이제는 빙상 강국으로 우뚝 선 스케이트 종목도 관심이 갔다.

흔히 올림픽은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그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마 과거 실력이 부족해 서구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이 힘들었던 시절, 우리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했던 말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강국으로 우뚝 섰으며, 이제는 참가하는 데 의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참가해 반드시 메달을 가져오는 것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불과 백분의 일초로 메달 색깔이 변경되고, 뜻하지 않게 넘어지면서 예선 탈락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반면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부르는 선수들의 모습은 그동안 흘린 땀의 보상이라 여겨진다.

우리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겠는가.

설사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해도 그들은 우리의 자랑이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태극전사다.

이맘때만 되면 자주 나오던 곡이 있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토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다.

이 곡은 주인공이 공주에게 자신의 이름을 맞춰보라고 하면서 부르는 곡이다.

가사 내용 중 ‘빈체로’를 반복하는 부분이 있는데 영어로 해석하면 ‘빅토리’ 즉 승리다.

주인공은 공주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지만 결국 맞추지 못할 거라 예상하면서 ‘승리의 노래’인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른다.

때문에 이 곡은 ‘승리’와 연관된 이미지를 얻게 됐고, 88 올림픽 때 국내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자주 방송됐다.

이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승전보가 울릴 때마다 여지없이 라디오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잘 들리지 않는다.

아마 이 아리아가 대중적으로 너무나 알려지게 되면서 다소 식상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이 곡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우리 땅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마당에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과 함께 온누리에 퍼져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왕지사 하루에 몇 번이라도 좋으니 이 곡이 자주 방송되길 바란다.

이 곡이 나올 때마다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 목에 금메달이 걸리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테너들이 이 곡을 불렀지만 가장 압권은 이제 고인이 된 루치아노 파바로티다.

테너가 낼 수 있는 최고 고음을 자랑하는 파바로티는 타고난 미성으로 멋지게 이 노래를 소화한다.

오랜만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음반을 꺼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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