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찾아 사계절 변화담아
연꽃 색감 표현 전국 최고
잘아는 곳-능숙한 기다림서
좋은작품나와··· 애착 깊어"

전북사진의 산 증인으로 통하며 덕진공원 연꽃의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40년 넘게 덕진연못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발걸음은 덕진공원으로 향한다.

김영채 사진가 이야기다.

“오늘 아침에도 다녀왔다. 그렇게 많이 가도 찍을 것이 있냐는 질문도 있지만 어제의 연꽃과 오늘의 연꽃은 분명 다르다. 당연히 찍을 게 있으니 찾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연꽃이 피고 지며, 연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한 두 번의 발걸음으론 담아낼 수 없다.

어디 연꽃 뿐이랴.

사계절을 포함해 덕진공원의 모든 변화과정을 포착하기 위해선 하루 한 번도 부족할 따름이다.

특히 덕진공원의 아침 풍경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새벽 일찍 집을 나서는 이유다.

덕진공원 애찬론자로 통할 수밖에 없다.

덕진공원의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풍경은 한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매력이 있으며, 특히 연꽃은 대한민국 연꽃 중 최고로 친다.

잎이 두텁고 꽃이 커 색감표현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많은 피사체 중 하필 연꽃일까.

그는 소재의 희소성을 그 이유로 든다.

어찌 보면 흔한 연꽃일 수 있지만 연꽃의 사계절을 담아내는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꽃이 피는 여름 뿐 아니라 봄과 가을 그리고 눈이 소복하게 쌓인 가지와 잎도 주요 소재다.

같은 소재를 찍어도 다른 사진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단 한 컷을 위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소재인 연꽃의 특성을 누구보다 꿰차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좋은 작품은 내가 제일 잘 아는 장소에서 나온다. 또한 기다림에도 능숙해야 한다. 기다림이 없으면 승부의 순간이 오지 않으며, 승부의 순간을 즐기는 승부사 기질을 가져야 한다.”

40년 가깝게 찍은 연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작가는 역사적 기록이라 칭한다.

덕진연못을 스튜디오 삼아 연꽃 뿐 아니라 덕진공원의 사계절을 담아내는 것은 인고의 긴 시간이 아니면 흉내내지 못할 일이다.

덕진연못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진의 경우 이제는 담아낼 수 없는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다.

덕진연못과 함께 한 오랜 세월은 사진가 뿐 아니라 덕진공원에 대한 깊은 애착도 낳게 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원 내 연화교 재가설 문제 뿐 아니라 연못 물 끌어오기 등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사진을 취미로 하되 자신의 직업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 취미를 오래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취미에 앞서 자신의 직업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 취미에 너무 몰두하면 자신의 직업에 흠집이 생기게 된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지 못할수록 사진을 찍는 취미는 오래 가지 못하게 된다.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한편, 이번 강의는 사진공간 눈이 마련한 ‘전북지역 사진작가와의 만남’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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