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프로그램 풍부 시민
관광객 찾도록 홍보 보완
공예장인 등 인프라 활용
창업 인큐베이터제도 실시

한국전통문화전당이 개관 이래 세 번째 사령탑을 맞았다.

개관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전당이기에 신임 김선태 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김 원장은 우선 전당의 정체성과 전통성을 확립해 위상을 강화하고, 대중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다양한 로드맵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장’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업무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열흘.

그럼에도 전당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까지 모색하고 있는 부지런함에 새삼 놀라우면서도 앞으로 변화될 전당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가 됐다.

23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실에서 마주한 김선태 원장은 “전당이 설립 된 지 5년이나 됐는데 주위에서는 아직도 전당에 대한 정체성이나 전통성이 모호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래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당의 위상 제고와 존재가치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대중화시키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 도심부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전당은 그동안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공간이었다.

그만큼 존재가치가 미비했고, 그럴수록 공간 활용에 대한 문제만 나날이 늘어갔다.

김 원장은 외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를 이미 알고 있는 듯,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개선 될 여지는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아주 잘 갖춰져 있어요. 공방공예체험이나 한지 제조 공예 체험, 음식체험 등 다양하죠. 특히 조리 체험실인 시루방에서 진행되고 있는 음식체험은 작년에 비해서 올해 100% 이상 이용객이 늘었어요. 2배 이상 증가 한 거죠.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200% 이상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당에서 하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잘 알려야 할 필요도 있죠. 그간 홍보가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으니까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서 전당에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이를테면 한옥마을에 온 관광객들이 전당도 들렀다 갈 수 있게끔 관광코스에 전당을 추가해 넣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어요.”

오래 전부터 전주한옥마을이 콘텐츠 부족 등으로 임계점에 달했다는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제는 변해야 할 때라는 의견들이 넘쳐났다.

이에 김 원장은 전당이야말로 한옥마을 변신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한지, 한식, 전통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토로 잡고, 한옥마을부터 전당까지 전주의 멋과 전통을 보여준다면 관광활성화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전주가 수공예 벨트로 성장하기 위해 주력하는 만큼 전당에서도 공예장인, 관계자, 작가들의 인프라를 활용해 다채롭고 풍성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전통문화 플랫폼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뿐만 아니라 예원예술대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의 현실을 지켜 본 김 원장은 지역 공예인, 예술계통의 대학생들이 창업 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제도를 실시 할 생각이다.

“젊은 친구들이 전통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신 아직 디자인이 여물지 못했기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거나, 홍보나 판매에 취약한 부분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꾸려나갈 생각이에요.”

이렇듯 전당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미술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해 온 시간이 길었던 만큼 공연분야를 어떻게 이끌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김 원장은 “미술관에 세팅화 된 사람은 맞지만 요즘은 미술도 장르간의 구분이 허물어졌다”며 “가장 중요한 건 융합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각자의 재료가 고유한 맛을 지키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맛을 극대화시키는 전주비빔밥처럼 공연과 전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직 공연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은 없었지만, 시일 내 공연 담당자와 이야기를 통해 공연 분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 할 계획이다.

더불어 행정업무 수행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도 예술가이기 때문에 보다 진취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이과계통 학자들이 무언가를 개발하다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예술가를 불러요. 틀에 박혀있지 않은 사고로 실체를 바라보고, 유연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죠. 사실 행정적인 것들은 매뉴얼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조직을 잘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하죠.”

끝으로 전당이 시민에게 활력이 되는 공간이자, 쉼터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김선태 원장의 약속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2020년까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지만, 왠지 하나씩 제대로 풀어갈 것 같은 믿음도 샘솟았다.

그가 꾸려갈 전당의 미래가 무척 궁금해진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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